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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누리 누리지기님, 안녕하세요? 국악방송의 개국을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저는 국악방송을 시험방송 때부터 매일 계속해서 지금까지 듣고 있는 청취자입니다. 저는 오후 18:00부터 아침 08:00까지 야간에 2일간 일을 하고 하루를 쉬는데, 일을 할 때는 언제나 FM 국악방송 채널을 고정해 놓고 듣고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국악방송이 24시간 방송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래도 처음 개국했을 때는 새벽 02:00부터 05:00까지는 들을 수 없었는데, 지금은 새벽 03:00까지 방송이 1시간 연장되었다는 것이 조금은 위안이 됩니다. 제가 밤새도록 국악방송을 들으면서 많은 진행자들 중에서도 유난히 음악누리의 누리지기님이 진행하는 시간에 더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국악방송이 처음 개국했을 때, 아침 07:00부터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의 <효민이의 아침일기>를 대하고 매우 인상 깊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내용도 상당히 좋았지만, 특히 목소리가 저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조금은 허스키하면서도 청아한, 사람의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주는, 메마른 땅에 봄비가 촉촉히 적셔 주는 듯한 독특한 목소리를 가지고 계신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4월에 들어 프로그램이 개편되면서 요즘은 오후 22:00부터 23:00까지 진행되는 <음악누리>에서 그 목소리를 들을 수 있더군요. 저는 詩를 쓰고 있는 시인입니다. 제가 국악을 진정으로 사랑하게 된 것은, 속초에서 1991년도 부터 1996년도까지 <물소리詩낭송회>의 총무를 맡아 이끌고 있을 때, 매월 한 번씩 열리는 詩낭송회에서 고등학교 때 동기동창인 작곡가 임수철 선생이 진행하는, <국악 감상 코너> 시간을 대하고 부터입니다. 그 전에는 국악이란 민요와 판소리, 그리고 시조가 있을 뿐이고, 정악에 대해서는 그런 것조차 있는지 몰랐으며, 다만 <문묘제례악>과 <종묘제례악>이 있는 것으로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 때 <수제천>을 처음 듣고 커다란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난 후에 많은 정악과 정가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많은 대학에서 교양교재로 채택되어 쓰여지고 있는 <OK국악>이라는 책을 저술한 바 있는, 고등학교 동기동창인 작곡가 임수철로부터 국악에 대한 지식의 폭을 넓힐 수가 있었고, 이제는 국악을 듣다가 서양음악인 클래식을 들으면 무미건조하고 시시해지기까지 할 정도로 국악을 애호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금 우리의 야생화를 계속해서 詩로 표현해내고 있는 꽃의 시인입니다. 우리의 주위에는 온갖 풀과 나무들이 있습니다. 조금만 눈을 돌려 살펴보면, 하찮은 잡초에서부터 이름도 좋고 모양도 예쁜 꽃을 피우는 초목들이 우리와 직접 간접으로 관계를 맺으면서, 한 편으로는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주면서 삶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대를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각박한 삶의 현실 속에서 점점 여유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과학문명은 우리에게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를 가져다 주었지만, 한 편으로는 물질만능주의와 이기주의를 몰고와 우리의 정신을 황폐화시키는데 일익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현대의 사람들은 우리의 주위에 어떠한 풀과 나무들이 있는지조차 모르면서 무엇인가에 늘 쫓기면서 허둥지둥 살아가기 바쁜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나마 조금 마음의 여유를 찾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우리의 야생화보다는 외국으로부터 물 건너온 화초나 관엽식물 또는 개량종 식물을 선호하여 기르고 있을 뿐입니다. 집 뜰의 화단은 물론 공원이나 공공건물의 조경은 온통 외국 화초와 개량종 식물로 조성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발음하기도 힘들고 어색한 이름의 생소한 외국으로부터 들여온 화초들은 잘 알고 있으면서도, 정작 우리의 주변에서 자생하며 꽃 피우고 지우는 정감어린 우리의 야생화에 대해서는 그 이름조차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저는 시골에서 태어나 농사를 짓는 가정에서 자라며, 어렸을 적부터 산과 들에 널려 있는 온갖 풀과 나무가 꽃 피우는 것을 벗하면서, 어른들로부터 풀과 나무의 이름을 익히며 성장하였습니다. 제가 태어나 자란 마을은 1985년도까지도 서당이 있어 오랜 기간을 서당에서 한학을 공부하였던 저로서는 무의식중에 전통계승되어 내려오는 우리의 문화와 많이 접하면서 친숙해졌고, 잃어져가는 우리 것의 소중함을 체험하면서, 그것이 제 삶의 가치관 형성에 크게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 때, 정감 어린 풀과 나무들은 저의 감성을 풍부하게 적셔주었으며, 또한 제가 시인의 길을 걷게 하는데 기름진 자양분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야생화에 대해서 애착을 가지고 있으며, 자꾸만 소중한 우리의 자연이 황폐화 되어 가고 있는 현실로부터 우리의 야생화를 살려내고 빛내며 사랑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제가 시인으로서 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 우리의 야생화에 대해 詩를 써야겠구나 생각하고, 꽃의 연작시를 쓰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 작업을 꾸준히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누리지기님, 국악방송을 듣는 많은 청취자분들께서 우리의 야생화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고 사랑해 달라는 부탁을 드리고 싶고, 또한 인터넷에 올려놓은 저의 야생화에 대해서도 많이 사랑해 주시고 감상문 많이 많이 올려 달라는 소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저의 홈페이지 인터넷 주소는 www.poet.co.kr/seokdang입니다. 그리고, 제가 제일로 좋아하는 우리의 음악 <수제천>을 신청곡으로 신청하오니 띄워 주십시오. 앞으로도 국악방송이 많은 발전을 거듭하기를 빌면서, 특히 누리지기님의 그 고운 목소리로 많은 역할을 해 주시고 청취자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가득 안겨 주시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누리지기님의 예쁜 목소리로 소개해 주는 음악을 들으면서 힘차고 즐겁게 일을 하겠습니다. 누리지기님의 건강하고 밝은 목소리를 기대하면서, 저의 졸시 한 편을 보내드립니다.
유채꽃을 보면서
김 승 기
여린 몸 나무도 아닌 것이 늘 푸른 너른 잎으로 겨울을 견뎌내느라 얼마나 몸과 마음이 아팠을까 진노랑빛 진한 향기로 벌 나비 부르는 몸짓 눈물 난다 아픔이 지나간 뒤 오는 기쁨은 오히려 눈물이 난다는데, 눈부신 햇살 맑은 바람으로도 가릴 수 없는 환한 웃음 뒤에 배어 있는 슬픈 상처 자국 행복한 외로움으로 겨울의 강을 건너온 개선의 훈장인가 눈물 나는 웃음 무엇이 그런 웃음을 웃게 하는가 내가 삶의 강을 건너고 나면 어떤 웃음을 웃을까 빙그레 웃고 있는 너를 보면서 그윽한 향기는 없더라도 그저 환하게 웃을 수 있었으면, 하는 살아가는 법을 생각한다
누리지기님, 그럼, 방송를 통해 그 고운 목소리를 다시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01. 4. 19 아침에 우리의 야생화 꽃의 시인 夕塘 金承基 올림.</OK국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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