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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까치깨는 그렇게 한국의 야생화 시집 (7) [꽃, 내게로 와서 울었다] 까치깨는 그렇게 아침에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소식이 온다 했지만 까치 엊저녁에 울었는데도, 오늘 팔월의 크리스마스처럼 붉은 코 루돌프 사슴이 이끄는 썰매를 타고 산타할아버지 선물 안겨주듯 그렇게, 기쁜 사람이 내게로 왔습니다 갈수록 심해지는 지구온난화와 코로나19 펜데믹 세상에서는 옛말이라고 다 맞지는 않습니다 지금은 늦은 여름날, 땡볕이 빗발치고 있지만 천둥 치고 소나기 장대비 쏟아지고 태풍 불고, 하면서 곧 가을 오겠지요 그러나 가을은 짧습니다 기쁘게 맞이한 향기 금세 가을 지나고 겨울 오더라도 아무런 의미 없이 흩어지거나 묻히지 않게 이제부터라도 매일 종일토록 깨를 볶아야겠습니다 작은 꽃일지라도 꽃받침 뒤로 젖혀지지 않게, 열매에 털 나지 않게 .. 더보기
고광나무의 길 한국의 야생화 시집 (7) [꽃, 내게로 와서 울었다] 고광나무의 길 코로나19 펜데믹의 그늘 아래에서는 꽃들도 마스크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야 합니다 푸른 이파리가 독해지는 늦봄에서 초여름으로 건너가는 5월, 이른장마 속에서 더위는 장대처럼 쑥쑥 키가 자라는데, 땡볕 속에서도 수그러들 줄 모르는 코로나의 기세 귀 쫑긋 안테나를 세워도 백신 개발 소식 아득하기만 합니다 뒤늦게 가까스로 들여온 백신으로는 부족한 접종완료 집단면역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그러나 홀로 높은 곳에서 빛을 발하는 고광나무는, 높낮이를 모르는 벌 나비 위해 벌려 놓은 가게의 문을 닫을 수가 없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아무데서나 풀풀 날리던 꽃향기도 참고 참아서 빌딩들이 모여 사는 도시공원에 풀어놓아야 합니다 공원사람들과 어울려 살.. 더보기
멸가치 인생 [새싹] [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7) [꽃, 내게로 와서 울었다] 멸가치 인생 누구 하나 따뜻한 눈길 보내주지 않아도 별 가치 없는 존재, 결코 아니에요 맛깔스런 봄나물로 반짝였던 날들 맵차게 그리워도 잊혀진 옛날 전혀 슬프지 않아요 당신만이라도 꼭 기억해줘요 빛이 바래갈수록 다시 크게 쌈을 싸 봐요 널따란 생이파리 하나만으로도 데치고 무치고 볶지 않아도 나물이 되는 우리 사랑 감싸 안을 존재의 이유 여전히 충분하다는 걸, 증명해 줄 거예요 잎이 무성한 여름 지나갈 때면, 보석처럼 빛나는 자신만의 색깔로 향기로 꽃필 거예요 저기 반투명 유리벽 너머 금고에 쌓아둔 지갑 속 행복한 신용카드 맑아졌다 흐려지고 흐려졌다 맑아지고, 우리 사랑놀이처럼 시소를 타고 있어요 한도 초과 않도록 어루만져줘요.. 더보기
파리풀 자화상 한국의 야생화 시집 (7) [꽃, 내게로 와서 울었다] 파리풀 자화상 뿌리 찧어 파리를 잡던 옛날의 살충제는 전설만 남았더라 파리 한 마리 없는 쌀쌀한 도시에서 들끓던 가난한 정은 멀리 떠나보내고, 소소리바람 들이쳐 숨구멍을 막으며 차오르던 외로움 무겁게 다발 째 끌어안으며, 일 속의 병풍에 갇혀 달음박질만 치던 젊음의 대낮도 한참이나 지났더라 한여름에도 고추바람만 들락날락 회오리치던 막다른 골목 끝 짊어진 외로움 겨우겨우 내려놓고 허공에 절집 한 채 짓던 세심교(洗心橋)의 오후, 달관(達觀)의 세 시도 이미 지났더라 해거름 뒤늦게 어찌어찌 무슨 인연인가 싶은 사랑지기를 만나 비로소 따뜻한 분 넘치는 사랑 꽃탑 쌓아올리며 바라밀의 숲에 들었더니, 여기저기 파리풀 꽃이 지천이더라 얼굴 가득 땀방울 훔치며 .. 더보기
경기신문 [詩와 함께하는 오늘] 멸가치 인생 / 김승기 더보기
한국의 야생화 시집 제6집 [꽃이면 된다] 출간 한국의 야생화 시집 제6집 [꽃이면 된다] 출간 ㅇ 시집명 : 한국의 야생화 시집 제6집 ㅇ 시집 제목 : 꽃이면 된다 ㅇ 도서 형태 : 전자책과 종이책 ㅇ 지은이 : 김승기 ㅇ 출판사 : (주)북레일 ㅇ 발행일 : 2020. 12. 3. ㅇ 정가 : 전자 시집 15,000원 종이 시집 136,000원 ※ 전자 시집은 교보문고, 인터넷서점 YES24, 리디북스, 알라딘 등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종이 시집은 수시로 주문 신청을 접수받아 소량으로 인쇄하여 배송하는 방식으로 판매합니다. │차│례│ 머리말 序 詩 / 꽃이면 된다 1. 뱀밥과 쇠뜨기 2. 노간주나무를 바라보며 3. 멱쇠채 4. 만주바람꽃 5. 절굿대 6. 개구리발톱 7. 매화마름 8. 향로봉 해란초 9. 흰노랑무늬붓꽃 10. 날개하늘나리 11... 더보기
참나리 [새싹] [주아(珠芽)] [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5) [울어본 자만이 꽃의 웃음을 듣는다] 참나리 땅에서 사는 모든 것들은 하늘을 쳐다보며 산다 푸른 싹 밀어올리며 나도 그랬다 그러나 봄은 짧고 여름은 길었다 쳐다볼수록 고개 아픈 구름으로 뭉쳐진 꿈들은 타는 여름날 허공에서 맴돌다 바람으로 흩어지고 말았다 이제 가을을 맞으며 하늘바라기를 접는다 슬프게 아름다운 것, 아름답게 슬픈 것, 모두 발아래에 있어서 행복한, 빈 몸으로 땅을 내려다본다 겨우겨우 꽃 피었지만 서투른 사랑으로 울던 날이 길었는지 아직 올바른 사랑법을 몰라 시뻘겋게 달아오르는 얼굴 얼룩으로 찍히는 반점들만 늘어나고 눈물 젖는 꽃잎 자꾸 뒤로 말린다 갈수록 까매지는 몸뚱이 겨드랑이마다 툭툭 불거지는 멍울 가슴을 때린다 그래도.. 더보기
제비난초 자화상 한국의 야생화 시집 (7) [꽃, 내게로 와서 울었다] 제비난초 자화상 오늘도 유월의 숲속에 웅크리고 앉아 거울을 본다 늘 꼿꼿이 곧게 서려고 안간힘 썼지만 절름발이로 평생을 살았다 후천적 신체장애야 괜찮다 괜찮아 등 토닥이는 사랑지기의 무릎을 베고 무위도식 희멀건 얼굴로 향기 흘리며 꽃송이 피울 때마다 박씨 물고 온 흥부의 제비는 못되더라도 선비의 品香을 지키며 제비족은 되지 말자고 다짐했는데, 둥지를 틀어야 할 옛 기와집의 처마 사라진 지금 세상은 온통 카바레 콜라텍 나이트클럽 스탠드바 카페뿐, 겉으로는 어울리지도 않게 기품 있는 헛기침으로 울타리를 치고 안으로는 꽃송이 하나하나에 사랑이라는 향긋한 이름으로 여린 가슴 후리는 閑良, 결국은 제비족이었음을 반성한다 속내 들통 났어도 양팔 벌려 아낌없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