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생화 시집 (4)

봄맞이꽃

[새싹]

 


[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4) [꽃보다 아름다운 것이 어디에 있으랴]









봄맞이꽃


봄이 끝날 쯤에서야 꽃을 피우는
게으른 것이
어쩜 이리도 과분한 이름을 얻었을까

알 껍질을 깨는 병아리처럼
뼛속을 찌르는 짙은 안개에 몸을 맡기고
관절마다 얼음장 무너지는 소리
온몸 저리며 가슴 태우며
봄을 여는
봄까치꽃의 아픔을 알까

풍선처럼 부풀며 목젖까지 차오르는
봄맞이의 갈증이나 있었을까

바람이 불어와도 흩어지지 않는
예쁜 얼굴 하나로
빳빳이 고개 쳐들고 하늘 바라보며
남들이 애써 열어놓은 봄볕 아래서
졸음 겨운 아지랑이 붙잡고
호사를 누려도 될까

웃는 얼굴 침 뱉을까
하얗게 벌어지는 꽃잎
노란 웃음
치밀어 오르는 역정을 멈춘다





※ 봄맞이꽃 : 앵초과의 한두해살이풀로 우리나라 각처의 들이나 산기슭의 양지바른 곳에 흔하게 자생한다. 잎은 모두 뿌리에서 모여나오는데 방석처럼 퍼지며 반원형으로 연한 녹색으로 털이 있으며 가장자리에 둔한 이 모양의 톱니가 있다. 4~5월에 흰색의 꽃이 피는데, 잎 사이에서 가느다란 꽃줄기가 나와 끝에서 하늘을 보고 핀다. 꽃받침과 꽃잎은 깊게 5갈래로 갈라진다. 8~9월에 둥글넓적한 열매가 갈색으로 익으면서 5갈래로 갈라진다. 한방에서「후롱초(喉曨草)」라 하여 지상부(地上部)의 전초(全草)를 약재로 쓴다. 봄이 끝나가는 늦봄이 되어서야 꽃을 피우는 게으른 꽃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연유로「봄맞이꽃」이라는 고운 이름을 얻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식물이기도 하다.






 

'야생화 시집 (4)'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철쭉  (0) 2007.06.21
노란앉은부채에게 보내는 편지  (0) 2007.06.20
솔나리  (0) 2007.06.09
이대  (0) 2007.06.05
칼잎용담  (0) 2007.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