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
[잎]
[꽃]
한국의 야생화 시집 (4) [꽃보다 아름다운 것이 어디에 있으랴]
노란앉은부채에게 보내는 편지
그 동안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요? 지금쯤 꽃은 피웠는지요? 어찌된 영문인지 전화를 해도 불통이고, 이메일도 받지를 않으며, 바람도 그대의 향기를 실어다 주지 않으니, 궁금증에 어쩔 줄을 모르다가 이렇게 인편에 편지를 보냅니다.
한겨울에는 눈이 많이 내려야 포근하게 숙면을 취할 수 있는 것인데, 지난겨울엔 눈도 제대로 오지 않고 비도 내리지 않아 가뭄으로 몸살을 앓지는 않았는지요? 꽃이나 제대로 피웠는지 모르겠습니다.
들리는 풍문에 의하면, 지지난해의 태풍으로 발생한 산사태에 쓸려 어디론가 실종되었다는 소문이 나돌았으며, 누군가 한밤중에 들어와 보쌈을 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라 믿지는 않았지만, 얼마나 가슴을 졸였는지 모릅니다.
얼굴을 본지 하도 오래 되어 그리움은 산을 이루고 바다가 되었습니다. 보고픈 마음이야 지금이라도 당장 달려가고 싶지만, 뜻하지 않은 사고가 안겨준 불구의 병든 몸이라 어쩌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움이 파도를 치는 머언 기다림의 날들, 마침 그쪽으로 가는 인편이 있다기에, 지친 기다림 끝에 소식이라도 들을까 이렇게 안부의 편지를 올립니다. 부디 무사히 잘 지내고 있다는 답신을 받을 수 있기를 천지신명께 빌고 또 비옵니다.
※ 노란앉은부채 : 천남성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유독성 식물이다. 우리나라 경기도의 천마산에 자생한다. 서기 2000년도에 서울대학교의 자연탐사팀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으며, 아직 식물도감에 수록되지 아니한 미기록종으로 학계의 많은 연구가 필요한 식물이다. 2〜3월에 연한 담황록색의 꽃이 잎보다 먼저 눈과 얼음을 뚫고 나와 한 포기에 한 송이씩 피고, 꽃이 지면서 잎이 나오기 시작하여 부채처럼 크고 넓게 퍼진다. 7월에 열매가 빨갛게 익는다. 불염포 역시 연한 담황록색으로 모자 또는 주머니 모양인데,「앉은부채」,「애기앉은부채」와는 달리 반점이 없는 것이 특색이다. 꽃잎은 4장으로 빽빽이 붙어 거북이 모양이다. 풀잎의 모양이 부채와 닮았는데, 꽃이 연한 담황록색이므로 붙여진 이름이며, 봄에 다른 풀보다 훨씬 먼저 꽃을 피우는 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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