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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시집 (5)

겨우살이

[새싹]

 


[수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5) [울어본 자만이 꽃의 웃음을 듣는다]




겨우살이


  살아있는 모든 것 다 말라버리게 하는 겨울가뭄
  몰고온 강추위가 날마다 가슴을 할퀴는 세밑이다
  하늘엔 구름 한 점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목마른 겨울
  언제 발작할지 모르는 현기증 누르며 겨우 버티고 선 나무들 앞에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바람만 홀로 스트립쇼를 벌이는 산꼭대기
  영양실조 걸린 참나무 가지 끝에
  겨우살이 파랗게 둥지를 틀었다
  연노랑 구슬 방울방울 햇빛에 반짝인다
 
  스스로 광합성을 하면서도 남의 몸을 숙주로 삼아 뿌리박고 물관을 막아
  마지막 피 한 방울까지 죄다 빨아들이는,
  서로 주고받는 공생이 아닌
  착취

  사랑은 아낌없이 주는 게 아니라 아낌없이 빼앗는 거라고 울부짖는 너
  네 사랑은 또 누구에게 빼앗기려고 그렇게 악다구니로 몸부림치는가

  지금껏 이해를 못했다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다
  걸어온 길 돌아보면
  나야말로 그리 살지 않았나 싶은,

  겨울초입에 들어선 내 나이
  영하의 추위 속에서
  꽁꽁 얼어붙은 온몸으로
  너의 집착에 주목한다





※ 겨우살이 : 겨우살이과의 상록성 관목(늘푸른떨기나무)으로 반기생식물이다. 우리나라 각처의 참나무, 팽나무, 물오리나무, 밤나무, 자작나무 등에 기생한다. 스스로도 광합성을 통해 양분을 만들기 때문에「반기생식물」이라고 하며, 전체적으로 새둥지 같은 둥근 모양으로 자란다. 황록색 가지는 계속해서 두 개씩 갈라지고, 잎은 가지 끝마다 두 장씩 마주나는데 다육질로 타원형이다. 2~3월에 연노랑색의 꽃이 피는데 암수딴그루로서 가지 끝의 잎 사이에 달리는데 꽃자루가 없다. 10~12월에 연노랑색의 열매가 둥글게 익는다. 제주도에는「참나무겨우살이」와 열매가 붉게 익는「붉은겨우살이」가 자라며, 남부지방에서는「동백나무겨우살이」가 자란다. 잎이 붙은 줄기를「곡기생(槲寄生)」이라 하여 민간과 한방에서 약재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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