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
[암꽃]
[수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5) [울어본 자만이 꽃의 웃음을 듣는다]
으 름
지내고 보니
모든 것이 손바닥 위에 있더이다
아무리 으르고 어르고 윽박질러도
잎이 돋고 꽃도 피더이다
덩굴지는 세월의 더께 위에서
바나나같이 소시지같이
달콤 짭짤한 열매 열리더이다
순간순간 가슴을 찌르던 설움과 아픔
부드럽고 하얀 손길로
어루만지며 달래어도
검은 씨로 맺히던 눈물과 웃음,
아람으로 벌어져
하늘 밖으로 떠나가고 나면
아득한 추억이 되더이다
길고 좁다란 골목길에서도
비 오고 바람 불고 눈 내리고
그렇게 살아지더이다
안 되는 일
으름장 놓는다고 되는 것도 아니더이다
모두 놓아버리고 홀가분한 지금이지만
때때로 가끔은 잠결 속
눈시울 젖는 밤이 있더이다
잊어버렸다 싶은 기억의 더껑이
꿈으로 찾아와
춤추며, 구름으로 흐르며,
강물 되어 넘실거리더이다
※ 으름 : 으름덩굴과의 낙엽성 활엽 덩굴나무로 우리나라 각처의 산과 들에 자생한다. 잎은 손바닥 모양으로 된 겹잎으로서 작은잎은 다섯 장이며, 어린 가지에서는 어긋나고 늙은 가지에서는 모여난다. 작은잎의 모양은 주걱 또는 거꾸로 된 달걀형으로 끝이 오목하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암수한그루로서 4~5월에 자홍색, 흰색, 엷은 자주색, 자주색, 암자색 등의 꽃이 잎겨드랑이에서 피는데, 수꽃은 작고 많이 달리며 암꽃은 크고 적게 달린다. 꽃잎은 퇴화하였고, 꽃받침잎이 꽃잎 같으며, 꽃의 색깔에 변화가 많다. 9~10월에 바나나 또는 소지지 모양의 열매가 자갈색 또는 암자색으로 익는데, 하얀 속살은 먹을 수 있다. 한방에서 줄기를「목통(木通)」이라 하고, 열매를「예지자(預知子)」라 하여, 약재로 쓴다. 작은잎이 여덟 개인 것을「여덟잎으름」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