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야생화 시집 (6) [그냥 꽃이면 된다]
갈퀴현호색
갈퀴에 걸려 풍덩 빠져버린 바다다
아무 데서나 볼 수 있는, 쉽게 만날 수 있는, 그런 바다가 아니다
나의 부재를 뼈저리게 확인하면서 네게 빠져
물미역냄새 나는 기슭에 폐선처럼 좌초해 있는 동안
파랗게 꽃으로 피고 지는 시간의 파편들이
네 여린 살 속으로 파고드는 통증으로 너는 흑진주를 만든다
헤엄을 칠 줄 모르는 내가
질척이는 장마를 건너고 태풍을 건너
언제 어떻게 빠져나왔는지 모르지만
지금도 네 몸에선 끝없이 꽃이 피고 진다
네 위로 흐르는 구름도 바람도 너를 닮아간다
바다 곳곳을 갈매기가 날고, 물고기가 뛰어노는,
나뭇가지에 모여 앉은 새들이 햇살을 쪼아 먹는, 너는 바다다
뱃고동소리를 내 목소리로 기억하는
늘 나를 허기지게 하는
다시 돌아가야 할 바다다
무작정 갈퀴에 걸려 뛰어들게 하는, 그리하여
쉬 헤어나올 수도 없고, 영원히 돌아올 수도 없는, 내 영혼의
남은 생을 무덤으로 쓸 바다다
※ 갈퀴현호색 : 양귀비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유독성 식물이다. 우리나라 강원도 인제, 양양, 홍천, 평창, 영월, 정선, 태백, 원주 등 백두대간의 높은 산 낙엽 활엽수의 숲속 밑에 자생하는 희귀식물로 한국특산식물이다. 덩이뿌리는 흰색으로 줄기는 덩이뿌리 위에서 나와 3~4개로 갈라지며 곧게 선다. 잎은 어긋나는데 2회3출 겹잎으로 작은잎은 원형 또는 계란형이며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3~4월에 새의 부리 또는 ‘송사리’나 ‘모래무지’와 같은 물고기 모양으로 된 통꽃이 청색 또는 보라색으로 피는데 꽃의 끝이 입술 모양으로 열려 있고 꽃잎과 꽃부리 사이의 주두 양쪽에 지느러미 또는 갈퀴 모양의 돌기가 달려 있다. 6~7월에 원기둥 모양의 꼬투리로 된 열매가 갈색으로 익는데 둥글고 검은 씨가 들어 있다. 꽃잎과 꽃부리 사이의 주두 양쪽에 갈퀴 모양의 돌기가 있어 이름이 붙여졌다. 1998년 5월 3일 강원도 인제의 개인산에서 처음 발견되어 오병운 교수와 김영동 교수의 이름으로 학명이 지어졌다. 또한 흰색의 꽃이 피는 것을「흰갈퀴현호색」이라고 하는데 역시 한국특산식물로서 1998년 4월 22일 강원도 인제의 개인산에서 김유성 씨에 의해 처음 발견되어 원로식물학자 이영노 박사의 이름으로 학명이 지어진 희귀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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