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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시집 (6)

가을 세바람꽃

 

한국의 야생화 시집 (6) [그냥 꽃이면 된다]




가을 세바람꽃


뜨겁게 뜨겁게 땀을 훔쳐내며
설악에서 한라까지 후볐어도
꼭꼭 숨어 보여주지 않던,

그렇게 봄여름을 바람으로 흘려보내고
서쪽하늘에 걸린 해 바라보며 산비탈에 섰을 때
그제야 내 안으로 들어와
화안히 가슴 열어제친 얼굴

그 한 순간의 희열도
이제 노을로 붉어지면
오그라드는 꽃잎을
눈물 없이 또 어찌 바라보랴

석양은 발밑으로 길게 그림자 선을 긋고 있는데
언제쯤에야 별사탕 같은 열매 한 알
맺을 수 있을까

바람꽃이면 다들 핀다는 봄도 여름도 아닌
때 한참 늦은 가을에 와서야 꽃 피우는 네 뜻을
아직 나는 알지 못하겠네





※ 세바람꽃 :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제주도 한라산의 산기슭에 자생한다. 땅속 뿌리줄기는 짧고 굵다. 뿌리에서 나오는 잎은 3장으로 되어 있는데 긴 잎자루가 있고 잎자루의 양 옆에 있는 작은잎은 다시 깊게 2갈래로 갈라진다. 줄기에서 나오는 잎은 총포(總苞)처럼 생기고 잎자루가 짧다. 5~6월에 흰색의 꽃이 피고, 7~8월에 넓은 계란형의 열매가 갈색으로 익는데 씨방에 잔털이 퍼져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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