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제7집 [꽃, 내게로 와서 울었다]
활량나물, 장마철 건너다
사랑하는 사람아, 우리 이번 장마철에는 노란 장화를 신자
시골 진흙탕길 아니어도
장대비 쏟아지는 아스팔트길에서는
아무리 파라솔처럼 넓은 우산을 쓴다 해도
무릎 위까지 젖어 오르는 바짓가랑이 어쩌지 못할 테니,
우리 노란 장화를 신자
그동안 언제나 늘 밝게 웃어 왔던 활량나물이
어느 날 갑자기 온몸 고스란히 소나기 두들겨 맞고 보니
웃음 잃어버린 채로 몇 계절을 어떻게 흘려보냈는지
오리무중(五里霧中) 기억이 까마득하다
우리 함께 나란히 걸어서 건너야 하는 어둡고 추운 장마철
눈 치켜뜨지 않아도 또렷이 잘 보이는,
마음 따뜻한 장화를 신자
그리하여 장마 물러가고 햇볕 나거든
젖은 장화를 빨아 바지랑대에 걸어 말리자
하늘이 높아지고 매미소리 그치면
울긋불긋 어여쁘게 단풍 들기를 소원(所願)하는 우리사랑,
눈썹 밑에 다래끼처럼 달라붙는 폭염에도 아랑곳없이
영롱한 빛으로 알알이 영글어 갈 테니,
젖은 장화 뽀송뽀송 하얗게 마르도록 우리 그때를 준비하자
그러나 지금은 언제 어디서 폭우 쏟아질지 모르는 장마철
일기예보에서는 곧 태풍도 올라온다 했지
그러니 이제 더는 바짓가랑이 젖지 않도록
활량나물의 잃어버린 웃음 다시 되찾을 수 있도록
사랑하는 사람아, 우리 이번 장마철에는 꼭 노란 장화를 신자
※ 활량나물 : 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덩굴성이다. 우리나라 각처의 산과 들에 자생한다. 키는 150Cm까지 자라고 줄기는 매끈하고 세로줄이 있다. 잎은 어긋나는데 잎자루가 길고 6장 또는 8장의 작은잎으로 이루어진 짝수깃꼴겹잎이다. 줄기 아래쪽의 잎 끝에 발달하는 덩굴손은 가시 모양으로 위쪽 잎의 덩굴손은 길고 2~3갈래로 갈라진다. 작은잎은 타원형 또는 계란 모양의 타원형으로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매우 작은 톱니가 있지만 밋밋한 것처럼 보인다. 잎 뒷면은 흰빛을 띤다. 턱잎은 잎 같으며 반전형(半箭形)으로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6~8월에 나비 모양의 노란색 꽃이 피는데,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기다란 꽃대 위쪽에 총상꽃차례로 모여 밑을 향해 달린다. 꽃자루가 짧고 꽃이 처음 필 때는 노란색이지만 나중에 갈색으로 변한다. 꽃받침은 종형(鐘形)으로 가장자리가 톱니 모양으로 얇게 5조각으로 갈라지는데, 밑의 것이 가장 길며 꽃잎 끝이 위를 향한다. 꽃부리의 기판(基板)은 위쪽이 위를 향해 구부러진다. 10월에 납작한 선형(線形)의 꼬투리 열매가 갈색으로 익는데, 10개 정도의 씨(종자)가 들어 있으며, 씨(종자)는 ‘팥’과 모양이 같다. 어린순을 식용하고, 꽃이 핀 줄기는 약용한다. 우리나라 전역에 자라며, 러시아 극동의 우수리, 일본, 만주, 중국 등에 분포한다. 잎몸이 1회 깃꼴겹잎으로 2~4쌍의 작은잎몸으로 구성되며, 끝이 갈라지는 덩굴손으로 되는 점에서 덩굴손이 없는 ‘선연리초’, ‘산새콩’ 등과 구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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