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
▼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제7집 [꽃, 내게로 와서 울었다]
제비꿀 사랑
강남 갔던 제비 다시 돌아왔다
삼짇날을 기다리던 제비꿀도 꽃이 피었다
제비는 둥지의 새끼들에게 연신 꿀을 물어다 먹인다
제비가 꿀을 좋아한다는 건 새로운 발견,
신문 호외에 날 만한 빅뉴스
사건이다
제비꿀은 정말 달콤한 사랑이 꽃으로 피는 걸까
하얀 별꽃 속에 하늘을 담는다
광합성작용을 통해 스스로 사랑을 얻을 줄 알면서도
충분히 마음 채우지 못하겠다며, 또 한편으로는
낭창낭창 제비꼬리 닮은 몸매를 자랑하며
내 가슴에 뿌리박고 반반기생하면서
마지막사랑까지 쪽쪽 빨아먹으려는,
‘당신 없이는 못 살겠다’는 문자메시지
제비 다시 강남으로 떠나는 구월 중양절까지 마쳐야 하는,
연구논문 하나 새로 써야 할 과제가 늘었다
연구과제 마치면 제비 떠나고,
열매 익어 씨 떨어지고 잎도 말라서 땅으로 가는 가을을 지나
그렇게 당신을 보내고 마주쳐야 할
혼자 남아야 하는 겨울
쓸쓸히 그늘 드리우는 헛헛한 그리움이
모조리 빨리고 난 사랑의 흔적을 어루만질 수 있을까
마음 빈자리를 다시 채울 수는 있을까
그리하여 다음해 삼짇날에도
가슴 가득 꽉꽉 채운 사랑을 내줄 수 있어
또 제비 돌아오고 제비꿀 꽃이 피고
제비도 날마다 꿀을 물어 나르며 새끼들 먹여 기를 수 있을까
그러나 당신 보내는 일은
저물녘에 생각해야 할 나중의 일,
지금은 내 가슴에 뿌리박는 사랑 하나만으로
제비꿀이 꽃 피는 계절
꿀을 좋아하는 제비의 수분(受粉)에 오늘도 열매가 익어간다
※ 제비꿀 : 단향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전국 각처의 산이나 들의 양지바른 곳에 자생하는 반기생식물이다. 다른 식물의 뿌리에 반기생하지만 정상적인 영양체를 가지며 광합성작용을 하고, 뿌리줄기나 종자(씨)로 번식한다. 키는 높이 25cm까지 자라고 여러 개의 줄기가 모여나지만 1개인 것도 있으며 전체에 털이 없으나 흰빛이 도는 녹색이다. 잎은 어긋나는데 선형(線形)으로 육질(肉質)이며 끝이 뾰족하고 주맥(主脈)이 있으며 가장자리가 밋밋하고 때로는 3개로 갈라지며 흰빛이 도는 녹색이고 잎자루가 없다. 5~8월에 흰색의 꽃이 피는데 잎겨드랑이에 1개씩 달리고 짧은 꽃자루가 있거나 없다. 꽃잎은 없고 꽃받침은 아랫부분이 짧은 통형(筒形)이며 윗부분은 4~5갈래로 갈라진다. 갈래조각은 계란 모양의 긴 타원형이고 밑부분에 4~5개의 수술이 있으며 씨방은 하위(下位)이고 1개의 암술대가 있다. 8월에 둥근 타원형의 열매가 녹색으로 익는데, 꽃잎처럼 생긴 갈래조각이 남아있고 1개의 종자가 들어있으며 겉은 맥(脈)이 튀어나와 그물처럼 된다. 유사종으로 ‘긴제비꿀’이 있는데, 꽃자루와 열매꼭지의 길이가 길고 열매 겉에 그물맥이 있는 것이 다르다. 한방에서 전초(全草)를 ‘백예초(百蘂草)’ 또는 ‘백유초(白乳草)’라 하고, 뿌리를 ‘백예초근(百蘂草根)’ 또는 ‘백유초근(白乳草根)’이라 하여 약재로 쓴다. 제비가 강남에서 돌아올 때쯤 꽃이 피기 시작하는데다 잎의 모양이 제비 꼬리를 닮았다 하여 ‘제비’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이 식물을 ‘꿀풀’ 대용의 약재로 쓰기 때문에 ‘꿀’자를 붙여 ‘제비꿀’이라 하였다는 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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