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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시집 (7)

그녀와 애기수영

▼ 잎.


▼ 암꽃.


▼ 수꽃.

한국의 야생화 시집 제7집 [꽃, 내게로 와서 울었다]






그녀와 애기수영



해마다 사월이면 그녀는
하루 종일 마당에 쪼그리고 앉아 호미질을 한다

마당을 아무리 꼭꼭 걸어 잠그어도
실낱같은 틈새 하나 놓치지 않고 게릴라 침투작전 벌이듯
황사 미세먼지 낙하산을 타고 날아드는
생태교란식물이라는 명찰을 단 애기수영과 환삼덩굴들,

맞서 싸우는 그녀의 얼굴빛이 장엄하다

제초제 살포 금지 규칙을 준수해야 하는
우리집 마당 들꽃 보호 작전,
봄이 끝날 때까지 날마다 백병전을 치른다

새싹으로 올라오는 환삼덩굴은 쏙쏙 뽑아 된장국을 끓이거나
샐러드 새싹비빔밥으로 나른한 입맛을 돋운다지만,

아무짝에도 쓸 데 없는 저 애기수영은
꽃 피기 전에 초토화시켜 씨를 말려야 한단다

그래도 꽃인데,
간혹 줍지 못하고 흘려버린 싹이 있어 봄을 헤엄치며
하늘에 꽃문신 새기면
예쁠 텐데,

그땐 한나절쯤 꽃그림 감상

그리곤 씨 맺어 떨어지기 전에 재빨리 싹둑,
싹둑,
착한 사랑을 위해 나쁜 사랑은 모조리
잘라내고 뽑아내야 한단다

그래서 해마다 사월이면 그녀는
봄이 다 가도록 마당에서 호미질을 멈추지 않는다



※ 애기수영 : 마디풀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유럽 원산의 귀화식물이다. 우리나라 각처의 들이나 길가 또는 빈터의 풀밭에서 자생한다. 뿌리줄기는 뻗으면서 왕성하게 번식한다. 키는 50cm까지 자라고 줄기는 곧게 서고 세로로 능선이 있으며 붉은색을 띠고 잎과 함께 신맛이 난다. 뿌리에서 나는 잎은 모여나는데 잎자루가 길고 잎몸은 창 모양으로 끝이 뾰족하거나 둔하며 귀 같은 돌기가 좌우로 퍼지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줄기에서 나오는 잎은 어긋나는데 피침형 또는 긴 타원형으로 엽질(葉質)이 연약하고 기부(基部)가 창검(槍劍) 같으며 줄기를 둘러싸는 탁엽(托葉)이 있다. 암수딴그루로서 5~6월에 붉은 녹색의 꽃이 피는데, 원줄기 끝에 달리는 원추꽃차례의 가지에서 돌려나기로 달리며 짧은 녹갈색의 꽃자루가 있다. 꽃받침조각은 6장이고 꽃잎은 없으며, 수꽃은 수술이 6개이고 암꽃은 암술대가 3개로 잘게 갈라진 암술머리가 있으며, 꽃받침이 자라지 않는다. 타원형의 수과 열매가 갈색으로 익는데 3개의 능선이 있고 광택이 없다. 한방에서 뿌리를 ‘산모(酸模)’라 하고, 잎을 ‘산모엽(酸模葉)’이라 하여 약재로 쓴다. ‘수영’과 비슷하지만 작기 때문에 ‘애기수영’이라고 한다. 유럽 원산의 귀화식물로 전국적으로 퍼져 있으며, 전 세계에 귀화하여 분포한다. 생태계를 교란하는 식물이다.






▲ 암꽃.

▲ 수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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