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야생화 시집 (1) [옹이 박힌 얼음 위에서도 꽃은 핀다]
개나리
꺾지 마세요.
있는 그대로 놓아두세요.
욕하지 마세요.
봄은 누드의 초상
부드러운 속살 드러내며 알몸으로 피우는 꽃
어디 한둘인가요.
진달래 산수유 목련 생강나무 복사꽃 살구꽃 매화 벚꽃 앵두꽃 자두꽃 명자꽃 박태기나무 미선나무 히어리
저마다 눈부신 햇살 아래 부끄러운 나목으로 서서
당신을 향해 환한 웃음을 보내고 있네요.
야산 중턱, 산허리, 언덕배기, 길모퉁이, 담장 아래, 울타리, 철조망 아래에서 툭툭 불거진 대로 쭉쭉 벋은 가지로 꽃 피우고 싶어요, 비록 정원에 심었을지라도 전정은 하지 마세요. 더구나 화분 위에 분재로 앉혀지는 것이 가장 싫어요. 낙엽성 활엽 관목이지만 덩굴성, 생긴 대로 꽃 피워도 아름답잖아요.
꺾지 마세요.
벌 나비 유혹하겠다고
사랑을 얻고 싶어 하는 관능의 몸짓
저절로 자연을 닮아 가네요.
흐느적거리는 그대로 놓아두세요.
※ 개나리 : 물푸레나무과의 낙엽성 활엽 관목으로 반덩굴성이이며 한국 특산식물이다. 함경도를 제외한 우리나라 각처의 양지바른 산기슭이나 인가 근처에 자생한다. 줄기는 여러 대가 모여 나며 가자가 많이 갈라져 빽빽하게 자라기 때문에 요즘은 집의 울타리 또는 공원의 조경수나 길가의 가로수 등으로 많이 심는다. 가지는 둥글게 휘어져 끝이 처진다. 나무껍질은 회갈색이고 껍질눈이 두렷하게 나타난다. 줄기는 속이 비어 있고, 잎은 마주나는데 타원형으로 표면은 짙은 녹색이며 뒷면은 황록색이다. 잎 양면에 털이 없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약간 있거나 밋밋하다. 암수딴그루로서 4~5월에 밝은 진노랑의 꽃이 잎겨드랑이에서 꽃보다 먼저 피는데 꽃자루는 짧고, 꽃잎과 꽃받침은 네 갈래로 깊게 갈라진다. 암꽃은 암술이 수술보다 길고, 수꽃은 수술이 암꽃보다 길다. 9~10월에 열매가 계란형으로 익는데, 끝이 뾰족하고 사마귀 같은 작은 돌기가 있으며 갈색으로 익는다. 번식은 원래 씨로 하지만 요즘은 열매를 보기가 상당히 어려워졌으며, 가지가 땅에 닿기만 하여도 쉽게 곧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잘라놓으면 그 마디에서 뿌리가 나오는 등 휘묻이와 꺾꽂이로 번식하는 생명력이 대단히 강한 식물이다. 한방에서「연교(連翹)」라 하여「산개나리」의 열매를 약재로 쓰지만,「개나리」「미선나무」「만리화」「장수만리화」등의 열매는 약용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