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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시집 (1)

 

한국의 야생화 시집 (1) [옹이 박힌 얼음 위에서도 꽃은 핀다]








 쑥


  이리 와 봐. 새롭게 해가 뜨고 있어.
  그대가 아무리 고집을 부린다고 달라지진 않아. 지금이라도 문 밖을 나가 보면 알 거야. 온통 파랗게 물들이우고 있는 저 들판이 보이잖니. 모두들 쑥밭이 되었다고 야단법석 떨지 마. 빛깔 좋은 꽃이 아무리 많으면 뭘 해. 우리가 있어서 이 들판이 파랗게 빛날 수 있는 거야. 그 꽃들이 더 아름답게 보이는 거야. 우리도 꽃 피울 줄 알아. 참쑥 개쑥 약쑥 곰쑥 산쑥 물쑥 덤불쑥 사철쑥 철 따라 피고 지우는 향기는 그대보다 훨씬 더 향긋하고 강렬해.
  지금은 메말라 가는 땅을 파랗게 적시는 것 밖에 못하는 겉치레 식물로 남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진 귀하게 대우받는 국화과 여러해살이 풀꽃, 식용 약용 救荒식물임을 벌써 잊었는가. 바라보는 것조차 외면하며 자꾸만 멀리 떠나려고 하지 마.
  오늘은 절망의 비바람에 몸을 떨며 서 있지만, 누구 하나 눈여겨 봐 주지 않는 비록 하찮은 잡풀로 남아 있을지라도, 언젠가는 영화로운 앞날이 다시 오리라 굳게 믿으면서 오늘도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거야. 그대가 있어서 새롭게 해가 뜨고, 오늘 내가 있음을 말할 수 있는 거야.





※ 쑥 :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각처의 산과 들에 자생한다. 풀 전체에서 특이한 향기가 나고, 잎은 어긋나는데 잎자루가 있으며, 2회 깃꼴로 갈라지고, 첫 갈래는 대개 2쌍이며, 최종 갈래는 선형이고, 위로 올라갈수록 작아진다. 표면에 비단털과 흰 점이 있고, 뒷면에 흰 솜털이 있다. 7~10월에 황백색 또는 연한 홍자색의 꽃이 피고, 9~11월에 열매가 갈색으로 익는다. 어린순과 어린잎은 나물과 쑥떡으로 식용하고, 한방에서「애엽(艾葉)」이라 하여 성숙한 잎을 말려 쑥뜸과 약재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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