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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시집 (3)

자서

 

한국의 야생화 시집 (3) [눈에 들어와 박히면 그게 다 꽃인 것을]








/自/序/


내게 다가온 갑작스런 사고,
전신마비.
눈앞이 캄캄했다.
이제 앞으로
어찌 꽃을 찾을 수 있으며,
어떻게 詩를 쓸 수 있으랴.
어떻게든 일어서야지,
詩와 꽃을 향한 일념으로
1년 6개월만에 다시 일어났다.
언제쯤이어야 완쾌될는지 모르는
지금도 아픈 몸,
다친 허리와 팔다리를 이끌고
밤이 되면 더욱 심해지는 통증을 껴안으며,
낮에는 꽃을 찾아서
밤에는 詩를 풀어내는,
오늘도 열병을 앓고 있다.

*    *    *    *     *

  이 시집은 필자의 병상일지(病床日誌)다.
  시골에서의 치료요양기간 1년 6개월, 그동안 야생화의 詩를 100편을 썼다. 써 놓고 보니 대부분 넋두리였다. 버릴 건 버리고 고쳐 다듬을 건 다듬으려고 하다가, 다친 마음 아픈 상처를 위로하는데 넋두리가 약이 되어준다고 생각되었다.
  그런데 사고를 당한지 만 2년이 되는 때인 서기 2006년 7월, 미국의 LA에 본부를 두고 있는 ‘세계한민족작가연합’에서 주는 [제2회 세계한민족문학상]이라는 큰 상의 우수상을 안겨주었다. 깊은 상처로 찌들어 쪼그라진 가슴에 활활 타오르는 정열의 불길을 붙여준 감동이었다.
  하여 그대로 묶었다. 묶어놓고 보니, 전부 넋두리인 것 같아 마음에 차지 않으나, 한편으로는 조금 위안이 되는 것도 같아서 그냥 묶기를 잘했다는 생각도 든다.




檀紀4339년(西紀2006년) 10월 늦가을에
서울의 한강변에서
우리의 꽃, 야생화 시인
晴林堂 淸樹居士 夕塘 金承基 謹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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