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
[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4) [꽃보다 아름다운 것이 어디에 있으랴]
땅나리
지금껏
하늘만 쳐다보았어
왼 종일
얼굴을 때리는 빗줄기
가슴 속까지
아픔이 물결치는데
어두운 마음 헹구어줄
찬연히 빛나는
별빛 하나 보려고
하늘만 쳐다보았어
벌겋게 달아오르는
피멍든 얼굴 감추며
고개 숙이다가
물컹거리는 땅 밑을 보았어
밟고 있는 자리
수렁이었어
이젠 발을 빼어
말라붙은 진흙을 씻어야겠어
땅속을 들여다보아야겠어
내일도 또 하루 종일
먹장구름이 온몸을 휘감는다 해도
시커멓게 타버린
내 가슴보다도 더 아파하고 있을
땅속을 들여다보아야겠어
※ 땅나리 :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의 산이나 들에 자생한다. 비늘줄기는 둥근 모양이며 엷은 황백색이고 곧게 선다. 잎은 어긋나는데 선형으로 조밀하며 잎자루가 없다. 6월에 황적색의 꽃이 피는데 안쪽에 검은 자주색의 반점이 있으며 아래로 약간 말린다. 꽃밥은 붉은색 또는 짙은 붉은색이며, 9월에 열매가 세모진 긴 계란 모양으로 익는데 세 갈래로 갈라진다. 땅을 내려다보고 핀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