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야생화 시집 (6) [꽃이면 된다]
바위미나리아재비
바위미나리아재비를 본 적 있는가
구름미나리아재비와 꼭 닮았다
살고 있는 동네도 같다
마주칠 때마다 誤讀을 한다
바위틈에서만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풀밭에서도 만난다
언뜻 봐선 알아보지 못하겠다
한순간 구름 끼었다가도 호방스럽게 바위바람 맞대고 선
진노랑 웃음소리
도무지 판단할 수 없다
구름인지 바위인지 判讀을 해야겠다고
벼르고 별러 찾아 오르는 윗세오름
이번엔 분명 헤아릴 수 있겠다 싶지만
맑은 하늘에도 늘 자주
구름 끼었다가 어느새 바람으로 흩어지는 한라산
매번 誤讀으로 헤매다 지쳐 그만
마지막 책장을 채 덮지 못하고
산을 내려온다
사람도 세상살이도 그렇다
저녁 잠자리에 들 때마다
내일은 맑을까 흐릴까 비가 올까
일기예보를 점치다 잠이 들고
아침 잠에서 깨며
오늘 하루는 누굴 만날까 무슨 일 맞닥뜨릴까
궁굴려보지만,
물결과 바람의 소용돌이 가늠할 수 없듯이
때론 예측했어도 느닷없이
마주치고 부딪쳐야 하는 계면쩍은 얼굴 황당한 일들
결국 誤讀으로 또 하루를 살았구나 싶어
붉어진 노을의 저녁 일기장을 한숨으로 덮는다
※ 바위미나리아재비 :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유독성 식물이다. 우리나라 제주도 한라산 높은 곳의 풀밭이나 바위틈에 자생하는 고산식물이다. 전체에 갈색의 작고 가는 털(융모)이 퍼져 나 있다. 땅속줄기는 짧고 비대(肥大)하며 수염뿌리가 많이 나 있다. 뿌리에서 나오는 잎은 모여 나는데 둥근 손바닥 모양으로 잎자루가 있고 세 갈래로 갈라지며 갈래의 가장자리에 결각(缺刻) 또는 거친 톱니가 있다. 줄기에서 나오는 잎은 선형(線形)으로 잎자루가 없고 세 갈래로 갈라지며 갈래의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5~7월에 노란색의 꽃이 피고, 9월에 열매가 갈색으로 익는데 열매가 모여 별사탕 모양의 열매덩이를 이룬다.「구름미나리아재비」와 비슷하지만, 흰색의 거친 털이 빽빽하게 나 있는「구름미나리아재비」와 달리 갈색의 작고 가는 털이 성기게 나 있고 꽃이 진한 노란색이다. 털이 성기게 적고 꽃이 진한 노란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