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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시집 (6)

토끼풀 혹은 클로버

 

한국의 야생화 시집 (6) [꽃이면 된다]




 토끼풀 혹은 클로버


  토끼풀이 마당으로 들어왔다

  토끼도 없고, 키울 줄도 모르고,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으려니 사람들은 잔디밭을 망친다며 뽑아버리라 아우성,
  어찌 내칠 수 있으랴
  잔디밭 없는 마당이라 그냥 두기로 했다

  사람들마다 토끼풀이라 부르기보다는 클로버로 부르길 좋아하며 세잎클로버를 제쳐두고 네잎클로버를 쫓아 눈을 팔았다

  내게 행운은 늘 멀리 있어
  “준비하시고 쏘세요!” 외쳐대던 옛날의 주택복권 동전으로 긁어대던 즉석복권 지금의 로또 한 장 사본 적 없는데, 가까이에 흔하다는 소소한 행복마저도 언제나 밖에 있어 클로버를 살펴볼 틈이 없었다

  멀리 까마득히 허공 속으로 행운을 던져버리고
  근심 걱정 우환을 아무 냄새 없이 잊어버리고
  행복은 그저 숨 쉬는 공기처럼 코끝으로 느끼는 거라고 문득 알아챘을 때

  耳順 고개 너머로 노을 지는 가을에야 마당에 들어온 세잎클로버
  찬이슬 맺히는 마당에서 잎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은데 꽃까지 피었다
  처음으로 자세히 들여다본 하얀 꽃송이
  어쩜 이리 고울까 눈물이 났다

  지금 세잎클로버 토끼풀이 마당에 있다




※ 토끼풀(클로버) : 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유럽 원산의 귀화식물이며 영어 이름으로는「클로버(Clover)」라고 부른다. 우리나라 각처의 풀밭이나 길가 또는 빈터에 흔하게 자생한다. 전체에 털이 없고 줄기의 일부분은 땅을 기며 마디에서 수염뿌리가 나온다. 잎은 세 장의 작은잎으로 된 겹잎이다. 간혹 4장의 작은잎으로 된 것도 있다. 작은잎은 넓은 계란형으로 끝이 오목하게 들어가 하트 모양을 이룬다. 턱잎은 피침형이다. 4~7월에 나비 모양으로 된 흰색의 꽃이 잎겨드랑이에서 두상꽃차례로 모여 피고 9월에 꼬투리의 열매가 갈색으로 익는데 씨는 선형(線形)이다. 한방에서「삼소초(三消草)」라 하여 지상부(地上部)의 전초(全草)를 약재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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