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
[나무껍질]
[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6) [꽃이면 된다]
쪽동백, 울어요
미세먼지로 우울증을 앓는 하늘, 팔랑팔랑 아지랑이는 산제비나비와 눈이 맞아 야반도주했는지 보이지 않아요 햇살은 편두통으로 눈부시게 어지러워요 풀잎마다 톡톡 튀어 오르던 어제의 햇살 아니에요 피톤치드를 섭취하고 싶어도 숲에 들면 나무는 보이지 않고 꽃비만 내려요 마른하늘에 날벼락 누이 가슴에 천둥 일고 번개 치더니 꽃비 내려요
엄마, 더는 속 끓이지 마셔요 이제 삼포로 갈래요 우울증으로 아파할 미세먼지 없는 삼포로 갈래요 꽃비 맞으며 먼저 가 있을 테니 엄마는 천천히 편해진 마음으로 나중에 오셔요
홀딱 벗고 홀딱 벗고
지랄한다 지랄한다
밤낮 울어대는 앞산뒷산 저 검은등뻐꾸기 울음 속을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아요
또릿또릿 꽃망울 벙글던 자식을 꽃상여 태워 보낸 누이, 가슴에 꽃무덤 만들고 나니 바람 뒤집힐 때마다 빈 서랍 여닫듯 헐렁한 가슴속 달그락거려요 구름 뒤집힐 때마다 허옇게 꽃눈이 흩날려요 펄펄 꽃무덤 위에 내려 쌓여요
어떡하라고, 자식 그렇게 보내고 홀로 남은 에미는 어떡하라고, 저기 저 산 너머
구억 궉
복장 터진다 복장 터진다
구억 궉
벙어리뻐꾸기마저 울어쌓는데, 곧 멧비둘기도 찾아와 울면 처량해서 또 어쩌라고,
한바탕 울음 쏟고 나면 가슴속 조금은 시원해질 것 같건만 쌓이는 꽃눈마다 울지도 못하는 복장이 터져요
꽃눈 얼어 서리 맺혀요 오도독오도독 한 닢이라도 밟혀 깨질까 발을 내디딜 수 없어요 멈춰버린 발자국 속에 꼼짝없이 갇혔어요 계절을 움직이는 시곗바늘마저 멈췄어요
오싹오싹 봄이 추워요
※ 쪽동백 : 때죽나무과의 낙엽성 활엽 소교목으로 우리나라 각처의 산에 흔하게 자생한다. 나무껍질은 흑회색으로 잔가지는 황적색을 띠며 껍질이 벗겨진다. 겨울눈은 긴 계란형으로 잎자루의 기부(基部)에 싸여 있고 황갈색 털로 덮여 있다. 잎은 어긋나는데 타원형 또는 원형으로 잎자루가 있고 끝이 뾰족하며 윗부분에 잔톱니가 있고 뒷면은 흰빛이 돈다. 5~6월에 흰색의 꽃이 햇가지 끝에 촘촘히 줄을 서서 달리며 밑을 향해 핀다. 9월에 계란형 또는 타원형의 열매가 녹회색으로 익는데 잔털이 빽빽하게 나 있고 껍질이 불규칙하게 갈라진다. 한방에서「옥령화(玉鈴花)」라 하여 열매를 약재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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