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썸네일형 리스트형 목화 [꽃봉오리] [꽃] 한국의 야생화 시집 (1) [옹이 박힌 얼음 위에서도 꽃은 핀다] 목 화 이루지 못한 한이 있어 나무의 꽃이라 했는가 영화롭던 貊朝鮮의 꿈은 뿌연 안개 속으로 아득하고 붓두껑에 실려온 기구한 운명이 캐시밀론에 밀려도 허옇게 웃음 흘리며 두 번씩 피는 꽃 그대여, 내 품에 안겨다오 여린 마음을 힘껏 보듬어 안으로만 삭이는 그리움 까만 눈물이 되어 맺혔네 ※ 목화 : 무궁화(아욱)과의 한해살이풀로 동아시아 원산이며, 우리나라 각처에서 재배한다. 줄기는 곧게 서고, 잎은 마주나는데 손바닥 모양으로 잎자루는 길고, 3~5갈래로 갈라지는데 갈래의 끝이 뾰족하다. 8~9월에 연한 황백색의 꽃이 피고 시간이 지나면서 홍자색으로 변한다.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시드는데, 처음 필 때는 유백색이었다가.. 더보기 박태기나무 꽃을 보면 한국의 야생화 시집 (1) [옹이 박힌 얼음 위에서도 꽃은 핀다] 박태기나무 꽃을 보면 봄 길을 걸을 때마다 담장 옆에만 꼭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가지마다 팥알 같은 꽃을 촘촘히 달고 있는 박태기나무는 가슴에 선명하게 남아 있는 어릴 적 할머니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보릿고개의 마루턱에서 손자의 생일을 위해 열 돌을 먹어야만 무병장수한다며 십 년을 한결같이 수수경단을 만들던 쭈글했던 할머니의 손을 생각하게 한다 볼 수 없는 할머니의 얼굴이 휑한 가슴 속에서 되살아나고, 그렇게도 먹기 싫었던 수수경단의 오돌톨하게 붙어 있던 팥알들이 오늘 박태기나무 꽃으로 다시 피는 것은, 나이를 먹으면서 어쩔 수 없이 할머니를 닮아 가는 건 아닐까 깜짝 놀라며 진저리를 치곤 한다 ※ 박태기나무 : 콩과의 낙엽성 활엽 .. 더보기 선인장과 할머니 한국의 야생화 시집 (1) [옹이 박힌 얼음 위에서도 꽃은 핀다] 선인장과 할머니 성냥갑 같은 방안 화분으로 창가에 놓여져 담배 연기를 호흡해야 하는 생활 화살처럼 쏟아지는 시선이 따갑습니다 뭉툭한 줄기 가시만 삐죽빼죽 「왜 이렇게 못 생겼어요?」 빙그레 웃으시던 할머니의 얼굴 불면증으로 시달린 끝의 서툰 잠 그래서 꾸는 가위눌린 꿈 삶의 멍에가 되었습니다 평생 듣지 못한 할머니의 고향 「그립지 않으신가요?」 미간 찡그리시던 할머니의 얼굴 언뜻 회한의 그림자를 무심코 보았습니다 바람이 시퍼렇게 칼날을 세우는 겨울밤 그 피멍든 세월을 어루만지시더니 어느 봄날 마침내 한 송이 꽃을 커다랗게 피우고 나서 별이 되신 할머니 그립습니다 몸 속에 흐르는 할머니의 유전인자 뭉툭툭한 줄기 투박한 껍질을 쓰고 삐죽삐죽 .. 더보기 감자꽃 한국의 야생화 시집 (1) [옹이 박힌 얼음 위에서도 꽃은 핀다] 감자꽃 아픈 살을 도려내어야 싹을 틔우는 만큼 화려하지도 못한 낳지도 못할 씨 주머니 움켜잡고 있는 거세 당한 꽃 늙은 아버지처럼 등이 굽었다 ※ 감자 : 가지과의 한해살이풀로 남아메리카 고지대 원산이다. 원산지에서는 여러해살이풀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한해살이풀로 중부지방의 농가에서 작물로 재배한다. 뿌리줄기 끝이 덩이줄기로 되어 독특한 냄새가 난다. 잎은 어긋나는데 잎자루가 길고, 깃꼴겹잎으로 작은잎은 계란형 또는 타원형으로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5~6월에 흰색 또는 자주색의 꽃이 피고, 7~8월에 둥근 모양의 열매가 황록색으로 익는다. 뿌리의 덩이줄기를 식용하고, 한방에서「양우(洋芋)」라 하여 뿌리의 덩이줄기를 약재로 쓴다. 우리의 중요.. 더보기 병꽃풀 한국의 야생화 시집 (1) [옹이 박힌 얼음 위에서도 꽃은 핀다] 병꽃풀 이봐, 속이 텅 비었잖아 짧은 生을 살면서 얼마나 채웠길래 그렇게도 풀어놓을 그 무엇이 남았다고 하니 아니야, 지금까지는 채우기만 했는걸 그 동안 살아온 세월이 얼만데, 서리서리 감아놓은 허공 아직 풀지도 못했는걸 하늘에 매달린 채 무거워서 거꾸러진 병 주둥이 그래, 이젠 풀어놓는 거야 구름을 밀어 하나 둘 풀어놓다 보면 비어버린 병 속으로 들어오는 더 큰 하늘이 보일 거야 햇살이 바늘침 되어 찔러대는 여름날 오후 풀숲에선 오늘도 조용히 항아리를 비우는 역사를 펼친다 ※ 병꽃풀 : 꿀풀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중부지방의 산이나 들의 양지에 자생한다. 줄기는 모가 지고, 곧게 자라다가 옆으로 뻗는다. 잎은 마주나는데 심장형으로 가.. 더보기 산딸나무 꽃 [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1) [옹이 박힌 얼음 위에서도 꽃은 핀다] 산딸나무 하늘마저 타버리는 유월 한낮 북한산을 오른다 예전에 만났던 바위말발도리 오늘도 볼 수 있을까 마음 부풀어 홀로 오르는 길 발밑에선 남산제비꽃이 짙은 잎을 띄우고, 오월 하늘 꽃 자랑하던 팥배나무 노린재나무는 꽃을 지운 채 좌우로 늘어서 있고, 쪽동백도 콩알 같은 열매를 총총히 달고서 반기는데, 그 자리에 있어야 할 바위말발도리는 보이지 않고 덜꿩나무만 휑뎅그렁하게 서 있네 못 보면 또 어떠랴 땀 흘리며 찾아온 욕심인걸 병꽃나무도 마음을 비웠는데, 나도 그리움 비우고 그렇지, 그렇게 유유자적하는 발걸음 그러는 내 모습을 멀리서 산딸나무가 하얗게 웃으며 바라보고 있다 ※ 산딸나무 : 층층나무과의 낙엽성 활엽 교목으로 .. 더보기 병꽃나무 한국의 야생화 시집 (1) [옹이 박힌 얼음 위에서도 꽃은 핀다] 병꽃나무 오랜 시간 많은 것을 채우기만 했지 하늘까지 채우고도 늘 굶주린다 했지 하늘에 매달린 항아리 무거워서 거꾸러진 병 주둥이 무엇 할까 흘러가는 구름을 보다가 그래 그렇지 세상은 채우는 것이 아니야 있는 대로 어우러지는 거지 허공을 풀어 놓는다 항아리를 비우는 작업을 한다 ※ 병꽃나무 : 인동과의 낙엽성 활엽 관목으로 한국특산식물이다. 우리나라 각처의 산기슭 양지에 자생한다. 잎은 마주나는데 계란형 또는 타원형으로 양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으며, 양면에 털이 있다. 4~5월에 잎겨드랑이에서 깔대기 모양의 꽃이 피는데 처음에는 황록색으로 피어 나중에 붉은색으로 변한다. 9월에 가늘고 길쭉한 열매가 두 개로 갈라지며 익는다.. 더보기 북한산에서 만난 바위말발도리 한국의 야생화 시집 (1) [옹이 박힌 얼음 위에서도 꽃은 핀다] 북한산에서 만난 바위말발도리 비 그친 여름 새벽 북한산을 오른다 서울 나들이 때마다 친구들 입에서 「우리에게도 설악산에 버금가는 산이 있다.」기에 짬을 내어 함께 오르는 길 앞서거니 뒤서거니 내딛는 발끝에서 아침해 떠오르고 내게로 달려드는 물소리가 서늘하게도 뼈마디를 콕콕 찌른다 가파른 산일수록 참나무는 꼿꼿이 허리 세우고 반가웁다, 소나무가 앞을 막아선다 앞서던 발길 멈추고 만나는 나무들 인사하며 「서울에도 산이 있구나.」 혼잣말로 가슴 속을 씻어 내린다 밤새 비 맞은 오리나무가 팔이 아프다고 무겁게 잎을 휘저을 때 후두둑 떨어지는 이슬에 뒤따르며 얼굴 들다 콧잔등을 맞은 친구는 「어라, 비 오네.」 안타까워할 때 「아니야, 때묻은 짐승.. 더보기 이전 1 ··· 108 109 110 111 112 113 114 ··· 11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