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껍질]
[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6) [꽃이면 된다]
육계나무를 보며
노을 물드는 삶의 서녘하늘, 바위보다도 무거운 결단을 앞에 두고 다시 너와 마주 선다
붙박이 몸으로 한 자리에 서있는 너의 삶에도 한 번쯤 삼십육계 줄행랑 쳐야 할 때 있었는가?
덩치만 컸지 꽃이라곤 눈곱보다도 작아 잘 띄지 않는 건 누구를 닮은 처세술인가?
지금껏 지내온 나의 시간들, 한번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난 뒤부터는 고비 맞닥뜨릴 때마다 매번 뒷걸음질 쳐 달아나기에 급급했던 나의 날씨는, 여차하면 장대비 쏟아져 내리며 언제 끝날지 모르는 지리한 장마였음을 후회한다
그때 그 벼랑 앞에서 삼십육계 줄행랑보다 절벽을 넘어야지 결심했더라면 내 앞의 시간들, 지금쯤 활짝 갠 맑은 하늘일까 여전히 안갯길 끝나지 않은 장맛속일까
그래도 열심히 살았다싶은 이제 짧게 남아 있는 저녁, 후회 없는 마무리를 위해 마지막으로 맨주먹 한 번 더 다시 쥘까 펼까 망설임을 놓고 너와 마주 선다
※ 육계나무 : 녹나무과의 상록성 활엽 교목이다. 중국 원산으로 우리나라 제주도에서 심고 있는 귀화식물이다. 잎은 어긋나는데 계란 모양의 긴 타원형으로 끝이 길게 뾰족하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며 밑부분에서 발달한 3주맥(主脈)이 뚜렷하고 뒷면은 누운 털이 있으며 흰빛이 돈다. 5~6월에 연한 황록색의 자잘한 꽃이 어린 가지의 잎겨드랑이에서 산형꽃차례로 모여 피는데 꽃자루가 길고 꽃잎은 6장이다. 11~12월에 타원형의 열매가 검은 자주색으로 익는다. 뿌리껍질은 맵고 독특한 향기가 있어서「계피(桂皮)」처럼 향신료로 사용하고, 한방에서 나무껍질을「육계(肉桂)」라 하고, 얇은 나무껍질을「계피(桂皮)」라 하며, 또한 어린가지를「계지(桂枝)」라 하여 약재로 쓴다. 계수나무과의「계수나무」는 약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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