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썸네일형 리스트형 남한산성 방울비짜루 ▼ 꽃.▼ 열매.한국의 야생화 시집 제7집 [꽃, 내게로 와서 울었다] 남한산성 방울비짜루바닷가 모래언덕 풀밭에서나 만나던 너를느닷없이 남한산성 제2남옹성에서 앞을 가로막아서며내 발길 붙잡는 너를해발 480미터, 이 높은 산꼭대기에서 어쩌면 좋아저 아래 삼전도(三田渡) 한강 하늘에는 저녁노을 붉게 타는데오랜 세월 공들여도 결코 건널 수 없는 울음강병든 굴욕의 역사를황록색 종소리로 쓸어 담아야 하는 빗자루나 되겠다고여기까지 올라온 너를, 어쩌면 좋아꽃 속에 새로운 하늘 품는다 한들신경쇠약 폐결핵으로 날마다 콜록콜록때로는 하혈(下血)까지 하는 몸,그마저도 세계문화유산 관리한다며 도립공원관리사무소에서초여름부터 가을까지 몇 번이고 싹뚝싹뚝툭하면 예초기에 잘리우는 너를어쩌면 좋아언제 다시 싹을 틔워 꽃 피우려고.. 더보기 제비꿀 사랑 ▼ 꽃.▼ 열매.한국의 야생화 시집 제7집 [꽃, 내게로 와서 울었다]제비꿀 사랑강남 갔던 제비 다시 돌아왔다삼짇날을 기다리던 제비꿀도 꽃이 피었다제비는 둥지의 새끼들에게 연신 꿀을 물어다 먹인다제비가 꿀을 좋아한다는 건 새로운 발견,신문 호외에 날 만한 빅뉴스사건이다제비꿀은 정말 달콤한 사랑이 꽃으로 피는 걸까하얀 별꽃 속에 하늘을 담는다광합성작용을 통해 스스로 사랑을 얻을 줄 알면서도충분히 마음 채우지 못하겠다며, 또 한편으로는낭창낭창 제비꼬리 닮은 몸매를 자랑하며내 가슴에 뿌리박고 반반기생하면서마지막사랑까지 쪽쪽 빨아먹으려는,‘당신 없이는 못 살겠다’는 문자메시지제비 다시 강남으로 떠나는 구월 중양절까지 마쳐야 하는,연구논문 하나 새로 써야 할 과제가 늘었다연구과제 마치면 제비 떠나고,열매 익어 씨.. 더보기 살갈퀴, 가슴 저리다 한국의 야생화 시집 제7집 [꽃, 내게로 와서 울었다] 살갈퀴, 가슴 저리다 겨울 징검다리를 이제 막 건너온 것들은 모두 다 여리다가냘프게 여린 것들이 목숨만큼은 아주 끈질기게 강인하다 그러므로 겨울을 지나온 바람이 살에 닿으면온몸 구석구석 갈퀴들이 쭈뼛쭈뼛 날 세워 일어선다 길게 덩굴지지도 못하는 몸뚱어리기어오를 데라곤 아무것도 없는 키 낮은 광막한 풀밭에서겨우 제자리만 뱅뱅 돌고 돌면서 어쩔 줄 모르는데햇살은 또 왜 이리 눈부신 것이냐 갈퀴로 봄을 긁어 끌어당기면그대 가슴에 기대어이번 신록에도 다시 함께 꽃 필 수 있을까 빙글빙글 제자리 맴돌며 허공만 휘젓다 어지러워찬란한 봄을 놓쳐버린 오후내려앉았던 벌 나비도 비틀비틀 온몸 비비 꼰다 그래도 어쩌다 한두 송이 피어나는 꽃이스스로도 대견스럽고.. 더보기 파라솔의 비명 꽃을 위한 디카시집 제2집 [꽃으로 듣는 세상]파라솔의 비명어서 치료해 주세요누군가에게 나도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고 싶어요 더보기 그녀는 나를 중의무릇이라 부른다 한국의 야생화 시집 제7집 [꽃, 내게로 와서 울었다] 그녀는 나를 중의무릇이라 부른다 한겨울 동안거(冬安居)나 한여름 하안거(夏安居)에 든 절집 마당같이 적요(寂寥)가 흐르는 그녀의 정원 꽃밭은 나의 신전(神殿)이다. 신전에서 홀로 가사장삼(袈裟長衫) 대신 중의 물옷 해진 누더기 녹의(綠衣)를 걸치고 툭하면 염불보다 술타령에 젖어 있는 나를 그녀는 땡중 물거지라 부르고, 꽃샘추위로 아플 때마다 신열(身熱) 오르는 내 이마에 물수건이 되어 주는 그녀를 나는 약사여래보살(藥師如來菩薩)이라 부른다. 우수(雨水) 경칩(驚蟄) 지나 갑자기 돌진해 오는 봄의 잔등을 올라타고 들판 한 바퀴 돌아보니 베들레헴의 노란 별무리 한 무더기 내 가슴에 들어와 박힌다. 그녀가 내게 표창(鏢槍)을 던진다. 그녀에게 포로가 .. 더보기 새모래덩굴을 위하여 [암꽃][수꽃][열매]한국의 야생화 시집 제7집 [꽃, 내게로 와서 울었다] 새모래덩굴을 위하여 갈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뻗어가야 한다. 덕지덕지 흙에 발목 잡혀 떠날 수 없어도 몸은 가볍게 길게 덩굴 뻗어 키를 늘려야 한다. 아무리 앞뒤좌우 둘러보아도 여기는 무엇 하나 보이지 않는 어두운 흙의 땅, 이대로 주저앉아서는 안 된다. 엉금엉금 기어서라도 어떻게든 바다가 보이는 언덕 새로운 모래땅을 찾아야 한다. 언제든 거기서 기다리고 있겠다는 당신의 약속, 잊어서는 안 된다. 깜깜한 벽에 부딪히면 바람의 길을 찾으라고 했다. 바람이 흐르는 길을 따라 가다보면 바다가 보이고, 그 바닷가 언덕 숲그늘 아래 예쁜 모자를 쓰고 싱글벙글 웃는 아이가 손짓하며 당신을 안내해 준다고 했다. 땡볕이 내리쬐는 메마른 자.. 더보기 벼룩이자리 꽃밭에 두꺼비 놀다 한국의 야생화 시집 제7집 [꽃, 내게로 와서 울었다] 벼룩이자리 꽃밭에 두꺼비 놀다 주룩주룩 내리던 봄비 그치자 상긋한 봄 향내에 취한 집두꺼비 산책을 나왔네 마당 텃밭가 벼룩이자리 풀밭에서 엉금엉금 팔딱팔딱 화들짝 놀라 톡톡 튀는 벼룩이 사냥에 신바람 났네 문득 난데없이 나타난 두꺼비 어디서 왔을까 산책길 되짚어 가보니 우리집 섬돌 밑이네 지금껏 우리집터를 지켜온 게 사랑지기인 줄 알았는데, 두꺼비였네 집터 지킴이였네 소풍놀이 끝낸 두꺼비 제 집으로 돌아가고 나면 곧 밤이 오고, 한창 푸르게 물오르는 벼룩이자리 이파리들 두꺼비 꾸욱꾹 발도장 찍어 놓은 자리마다 밤새 별빛 내려와 고이고 잎겨드랑이에서 꽃눈 깨어나 햇살 퍼지는 아침이면 풀밭 가득가득 벼룩이자리들 하얗게 하얗게 별꽃 피겠네 ※ 벼룩이자리 .. 더보기 삼백초 당신 한국의 야생화 시집 제7집 [꽃, 내게로 와서 울었다] 삼백초 당신 구한말 갑부였던 증조부, 일제치하 때 술과 기생질에 노름에 흥선대원군처럼 파락호 행세를 하면서 일경의 눈을 피해 家産 털어 점조직 운반책으로 하여금 만주의 독립군에게 군자금을 조달했다는 증조부, 결국엔 발각되어 잡혀가 모진 고문을 당하고 풀려난 지 삼일 만에 운명하셨다는 증조부, 그때서야 비로소 파락호 행세의 이유를 온가족이 알았다는 증조부, 그때 그렇게 재산을 몰수당하자 그 충격에 이번엔 진짜로 파락호가 되어 노름에 계집질에 밥 먹듯 가출을 일삼았다가 병으로 요절했다는 할아버지, 내 어린 날, 일찍부터 청상과부로 살아왔다는 할머니의 무릎을 베개 삼고 누워 옛날이야기 듣듯 들으며 자랐는데, 강원도교육청에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젊은 때 아홉.. 더보기 이전 1 2 3 4 5 ··· 11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