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썸네일형 리스트형 우담바라 꽃을 뽑아 버려라 한국의 야생화 시집 (1) [옹이 박힌 얼음 위에서도 꽃은 핀다] 우담바라 꽃을 뽑아 버려라 우담바라 꽃이 피었단다 삼천년에 한 번 핀다는 전설의 꽃이 피었단다 누가 우담바라 꽃바람을 일으켰을까 꽃바람 휩쓸고 간 뒤안길 佛敎界의 모습은 남루하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인다는 정통 襌의 가풍을 지닌 조계종 청정해야 할 도량이 꽃바람으로 어지럽다 신도를 모으고 佛典金을 늘리는 한낱 세속의 짓거리에 연연해야 하는가 어지러워지는 세상 메말라 가는 사람살이 끝내 누가 올바로 지켜 세울 것인가 우담바라는 우리들 마음 속에 있는 것 전설은 전설로 묻어두고 참된 自我를 찾는 일에 온 힘을 모을 수는 없는가 여미는 옷섶마다 가슴 추워지는 이 때 더 낮은 곳으로 마음 내려놓아야 할 宗團 지도자.. 더보기 너도바람꽃 [잎] [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1) [옹이 박힌 얼음 위에서도 꽃은 핀다] 너도바람꽃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모르겠네 가까이 한 지금이 왜 더 그리운 걸까 얼굴에 스치는 바람 겨울인데 땅 밑으로 흐르는 따스한 기운 얼음덩이 밀어 올리며 싹을 내밀어 얄상하게 피우는 꽃 정말 그렇게 독종이어야 하는가 잎은 말라비틀어져도 毒만큼은 시들 수 없는 고집 봄소식 바람에 실어 먼저 세상에 알리려고 몸부림을 쳐야만 하는가 멀리서 그리워할 걸 언 손 부비며 찾아왔더니 왜 이렇게 쓰리고 아플까 이제는 너도 바람이 되고 나도 바람이 되어 맺힌 그리움 풀어내어 그렇지, 하늘을 나는 거야 너도바람꽃을 위하여 ※ 너도바람꽃 :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유독성 식물이다. 우리나라 강원도를 비롯한 중북부지방의 백두.. 더보기 하늘나리 한국의 야생화 시집 (1) [옹이 박힌 얼음 위에서도 꽃은 핀다] 하늘나리 강둑의 미류나무 해 졸음으로 흐느적거리고 매미울음도 지친 여름 비지땀 흘리며 하늘 향해 바람개비를 돌리는 너 누구인가 무엇이 그토록 순정의 바람개비 돌리게 하는가 떨쳐야 할 아픔이 그렇게도 많던가 너의 몸짓에 놀라 깨어 눈을 뜨다가 어지럼증으로 손을 이마에 얹은 채 구부려 앉은 햇덩이 멀미를 하네 잃어버린 세월을 이제는 말할 수 있는가 언제쯤 어둔 세상이 밝아질 수 있는지 여지껏 보고만 있으려는가 벌겋게 달아오르는 애원의 저 一向的인 몸짓을 왼 종일 접을 줄 모르는 날개로 하늘을 떠받치고 돌아야 하는 멈추지 않는 풍차 위에서 바람 되어 흩어지는 햇살이 징그럽다 ※ 하늘나리 :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각처의 산이나 들에 자.. 더보기 호박꽃 [호박순] [꽃봉오리(암꽃)] [꽃봉오리(수꽃)] [암꽃] [수꽃] [암꽃(왼쪽)과 수꽃(오른쪽)] [암꽃과 열매(애호박)] [열매(애호박)] [열매(호박)] 한국의 야생화 시집 (1) [옹이 박힌 얼음 위에서도 꽃은 핀다] 호박꽃 덩그라니 빈 꽃병 하나 무슨 꽃을 꽂을까 궁리 끝에 밭둑에 부끄럽게 핀 호박꽃을 한 송이 꽂았더니 훤하게 밝아지는 방안의 풍경 문득 더운 몸에 찬물을 끼얹은 듯 가슴이 시원해지는구나 누구도 눈길 주지 않는 외로움 아랑곳없이 반쯤 고개 숙이고 슬그머니 피었다 지우는 슬픈 역사 그 인내의 열매가 달고 둥그런 호박이 된다는 것을 왜 잊고 지냈을까 편한 것 아름다운 것 화려한 것만 좋아하고, 들어내고 뽐내는 것 좋아하며, 즐기고 노는 것 좋아하고, 받기만 하고 주는 것 싫어하며, 남.. 더보기 무우가 배추에게 [새싹] [잎] [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1) [옹이 박힌 얼음 위에서도 꽃은 핀다] 무우가 배추에게 배추야 나도 장다리로 꽃 피우고 싶어 어느 핏줄인지도 모른 채 개량종으로 거세되고 말았어 청무 알탈리무우 열무 단무 왜무 순무 내 사촌 육촌들 모두가 소금세례 받는 몸인걸 섞박지 깍두기 동치미 채김치 열무김치 총각김치 매운 고추 아린 마늘로 갖은 양념 버무러져 맛을 내는 김치가 되고 말았어 배추야 묵힌 씨앗으로 심어줄 사람 어디 없을까 한 번이라도 꽃 피워 배추흰나비 부르고 싶어 모든 것이 뒤섞이고 바뀌는 세상 한 핏줄 끝까지 지키는 것 이렇게 어려운 일인 줄 몰랐어 바보라고 손가락질 받더라도 순수한 혈통을 지켜서 대를 잇는 씨앗 만들고 싶어 ※ 무 : 십자화(겨자)과의 한해살이풀 또는 두해.. 더보기 배추의 소망 [배추] [꽃] 한국의 야생화 시집 (1) [옹이 박힌 얼음 위에서도 꽃은 핀다] 배추의 소망 장다리로 꽃 피우고 싶어요 묵힌 씨앗을 심어 주세요 사람들 입맛에 좋다고 어느 핏줄인지도 모른 채 개량종으로 꽃 한 번 피우지 못하고 거세되고 말아야 하나요 낱낱의 잎사귀 고개 쳐들 때마다 재갈 물리듯 꽁꽁 동여 매이고 난 후 쓰리고 아픈 소금세례를 받아야 하나요 그래서 절여진 잎 사이사이로 갖은 양념 속 버무려져 맛을 내는 김치가 꼭 되어야 하나요 한 번만이라도 꽃 피워 배추흰나비 불러모으고 싶어요 수입 수출 자유롭다고 핏줄까지 이리저리 섞여야 하나요 모든 것이 뒤섞이고 바뀌는 세상에서 한 핏줄 끝까지 지키는 것이 바보 같은 일일지라도 순수한 혈통을 지닌 대를 잇는 씨앗을 남기고 싶어요 ※ 배추 : 십자화(겨.. 더보기 금강소나무 심어 놓고 한국의 야생화 시집 (1) [옹이 박힌 얼음 위에서도 꽃은 핀다] 금강소나무 심어 놓고 그대여 백두대간 태백 준령에 올라 서 보라 멀리 굽이치는 동해 얼마큼 높아 있는지 그 밑에 늘씬하게 서 있는 금강소나무 푸른 기상 고운 자태로 일만 년 우리 땅을 지켜 온 금강소나무 커다란 몸집에서 피우는 꽃이 왜 그렇게 작아야 하는지 작은 꽃으로 어떻게 큼직한 솔방울을 만드는지 그대여 다시 도심의 10층 빌딩에 올라서 보라 길거리를 오가는 사람들 너 나 모두가 보잘것없이 사는 인생 얼마나 크고 작아 키 차이 난다고 얼마나 뚱뚱하고 홀쭉한 차이 난다고 서로 도토리 키재기하며 살아야 할까 회오리바람 같은 세상에서 좀더 따뜻하게 살 수는 없을까 송화 가루 날리는 봄날 가슴에 금강소나무 한 그루 심어 놓고 한 번쯤 느껴 볼.. 더보기 於于夕塘軒 꽃을 위한 한시집 [나를 부르는 이름, 그대는 꽃이어라] 於于夕塘軒 身病臥軀山林霄 草樹呼我小路逍 聽笑芳香體愁散 望雲流水世慮消 黙視對而意相通 沈思應而情起昭 一宵一晝夕塘軒 不知斜陽與花韶 몸에 병이 들어 숲 속에 누웠더니, 풀과 나무들 부르는 소리에 오솔길을 거니노라. 꽃향내 웃음소리에 모든 근심 사라지고, 흘러가는 구름 흐르는 물은 세상 걱정 잊게 하네. 말없이 바라만 보고 있어도 뜻이 통하고, 고요히 생각에 잠기면 정이 절로 일어 밝아지네. 이렇게 夕塘軒의 하루하루는 꽃들의 노랫소리로 해 지는 줄 모르겠노라. 더보기 이전 1 ··· 25 26 27 28 29 30 3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