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썸네일형 리스트형 사마귀풀 한국의 야생화 시집 (2) [빈 산 빈 들에 꽃이 핀다] 사마귀풀 어떻게 여기 꽃으로 앉아 있는가 어릴 때 손등 여기저기서 울퉁불퉁 불거지며 괴롭히던 지워지지 않는 멍울 풀숲 꽃잎 뒤에 숨어서 인정없이 낚아채는 위장술의 함정에 꿀 찾아 내려앉다가 사정 모르고 걸려드는 나비 잠자리 메뚜기들 보며, 약육강식의 세상살이에 눈뜨던 눈물의 소년기 사랑한다면서 서로 부둥켜안고 교미하면서도 제 짝을 물어뜯어 잡아먹는 야멸찬 암컷의 본능에 몸서리치던 아찔한 사춘기 사랑도 함부로 하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갑자기 독감으로 다가와 靑壯年을 내내 지독한 몸살로 들뜨게 하던 눈먼 외사랑 꽃을 찾아 詩를 쓰며 知天命이 되어서도 절감하는 아직도 서투른 사랑법 힘들게 산 넘고 강을 건너 찾아가는 生의 길, 그 끝은 결국 죽음인.. 더보기 사위질빵 [잎] [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2) [빈 산 빈 들에 꽃이 핀다] 사위질빵 사위의 어께 위에 무거운 짐 올리지 마세요 구부정한 등에 매달린 약하디약한 질빵끈 끊어질까 안타깝네요 아무리 여성상위 시대라 해도 그렇지요 늙고 병든 제 부모는 나 몰라라 외면하고 마누라 눈치 보며 처갓집만 위하는 이 세상의 남자들, 불쌍타는 생각은 안 드는가요 사위도 자식이라고, 백년손님으로 어렵게만 여기던 생각도 구시대의 잘못된 관념이겠지만요 다른 일꾼보다 짐을 적게 지우던 장인의 사랑이 옛말 되지 않았나요 마누라가 예쁘면 처갓집 말뚝 보고도 절을 한다지만, 지금도 사위 사랑은 장모라 하여 애지중지 귀한 대접 받는다지만, 너무 무거운 짐만 지우는 건 아닌가요 마누라 무서워 눈치 보며 이혼 당하지 않으려는 몸부림을.. 더보기 말똥비름 [새싹] [꽃] 한국의 야생화 시집 (2) [빈 산 빈 들에 꽃이 핀다] 말똥비름 말똥 쇠똥 뒤집어쓰고 발길에 채이며 많은 세월을 무시당했느니라 참으며 이겨내야 좋은 꽃을 피운다 해서 괴로움을 약으로 삼았느니라 아무렴, 죽기는 쉬워도 살아내기가 더 어렵다는 겨울 그렇다고 쉽게 죽을 수야 없지 않느냐 이 줄기 저 줄기 드문드문 한겨울에도 살아 있는 시퍼런 잎사귀, 억척으로 살아온 삶의 누더기 왜 떨쳐버리고 싶지 않았겠느냐 겨울을 건넜다고 쉽게 또 살아지는 세상이더냐 그래도 살아야지 길가에 구르는 돌멩이도 다 뜻이 있어 이 세상에 나왔을 터, 꽃을 피우고 나야 죽어지는 목숨 작지만 눈부시게 피워야지 차거운 땅바닥에 드러누워 천대받으며 살았어도 돌각서리 틈바구니에서 단단해지는 두터운 잎으로 노랗게 꽃 피워내는.. 더보기 쓴풀 한국의 야생화 시집 (2) [빈 산 빈 들에 꽃이 핀다] 쓴 풀 누가 너를 쓰다고 이름하느냐 그렇게도 삶이 고단하더냐 괴롭다고 말하지 말게나 일생을 내내 괴로움으로 살아가는 게 어디 너뿐이겠느냐 살아낸다는 것이 쓰디쓴 고통이니라 많은 풀들이 꽃도 향기도 없이 보잘것없는 들풀로 나서 짧은 생을 사는 세상 그래도 너는 향기 짙은 꽃을 피우지 않느냐 온몸으로 쓴맛 토해내며 몸부림치고 있지만 계속되는 쓰라림 속에서도 때때로 잠시잠깐 희열도 보람도 있지 않느냐 삶이란 고통과 즐거움이 함께하는 것 무엇이든 생명으로 산다는 건 축복 아니겠느냐 ※ 쓴풀 : 용담과의 한두해살이풀로 우리나라 각처의 산이나 들에 자생한다. 줄기는 곧게 서고 자줏빛이 돌며 전체에 털이 없다. 잎은 마주나는데 선형 또는 넓은 선형으로 잎자루는.. 더보기 애기며느리밥풀 한국의 야생화 시집 (2) [빈 산 빈 들에 꽃이 핀다] 애기며느리밥풀 볼에 붙은 하얀 점 밥풀더냐 눈물이더냐 아무리 한 맺힌 삶일지라도 더는 업을 짓지 말게나 한 세상 지내고 나면 허망한 꿈 사랑이 깊어야 꽃이 된다는데, 꽃으로 피어나지 않았느냐 아직도 울음 먹은 얼굴 얼마큼의 세월이 더 흘러야 슬픔을 웃음으로 피우겠느냐 꽃으로 사는 삶, 지난 일은 흐르는 전설로 묻어 두고 활짝 웃어야 하지 않겠느냐 네 곁을 스치는 바람결 어깨에 내려앉는 햇살 한결같이 임의 손길 아니겠느냐 ※ 애기며느리밥풀 : 현삼과의 한해살이풀로 반기생식물이다. 우리나라 중부지방 이북 산지의 건조한 솔밭이나 능선 근처에 흔하게 자생한다. 줄기는 곧게 서고, 가지가 많이 갈라지며, 잔털이 있다. 잎은 마주나는데 선형으로 잎자루는 짧고.. 더보기 꽃며느리밥풀 [새싹] [꽃] 한국의 야생화 시집 (2) [빈 산 빈 들에 꽃이 핀다] 꽃며느리밥풀 더는 눈물 흘리지 말게나 이렇게 꽃으로 살아나지 않았느냐 아픔도 미움도 녹는 흐르는 세월이잖느냐 오래전부터 잊으려는 전설 지내온 날들이 시어미의 학대뿐이더냐 절절한 꿈이어도 누구나 꽃이 될 수 없는 것, 윤회하는 세상에서 꽃으로 피어 사는 삶 그것이 행복 아니겠느냐 입술에 걸린 하얀 점이 꼭 밥풀로만 보이더냐 ※ 꽃며느리밥풀 : 현삼과의 한해살이풀로 반기생식물이다. 우리나라 각처의 산지에 자생한다. 줄기는 곧게 서고, 가지가 많이 갈라진다. 잎은 마주나는데 좁은 계란형으로 잎자루가 있고, 끝이 뾰족하며,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7~9월에 홍자색의 꽃이 피고, 9~10월에 납작한 계란 모양의 열매가 익는다. 아래 꽃잎의 중.. 더보기 주름잎 한국의 야생화 시집 (2) [빈 산 빈 들에 꽃이 핀다] 주름잎 내 작은 몸으로 세상을 주름지게 한 일 없건만, 누가 주름이 졌다 하는가 발길에 채이며 밟히며 꽃 피우는 몸부림 스스로를 주름지게 했는지 몰라도, 크니 작으니 도토리 키 재기로 부대끼며 사는 땅 누구나 이만큼의 주름살도 없이 살까 올려다보는 하늘이 너무 커서 점점 더 줄어드는 몸뚱이 어느 구석에 주름질 틈 있으랴 ※ 주름잎 : 현삼과의 한해살이풀 또는 두해살이풀로 우리나라 각처의 밭이나 밭둑 길가에 흔하게 자생한다. 전체에 털이 있고, 밑에서 줄기가 모여나며, 잎은 마주나는데 주걱 모양으로 된 긴 타원형으로 끝이 둥글고 밑이 좁아져 잎자루와 이어지며,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고 주름이 진다. 5~8월에 연한 자주색의 꽃이 피는데 꽃잎 가장.. 더보기 미치광이풀 [새싹] [꽃] 한국의 야생화 시집 (5) [울어본 자만이 꽃의 웃음을 듣는다] 미치광이풀 사람들아 너희들이 미쳤지 내가 미쳤느냐 오로지 꽃 피우기 위해 온 힘을 다했을 뿐, 그래서 피워 울리는 자주색 종소리 미친 세상을 향한 평화와 사랑의 종소리 들리지 않느냐 과학이 발달할수록 복잡해지는 문명이 너희들을 미치게 하지 않았느냐 보아라 권모술수와 쾌락과 전쟁이 수많은 땅을 사막으로 헤집어 놓지 않았느냐 네 한 몸 편하자고 흔들어 대는 현란한 몸짓이 황사바람을 일으키고 있지 않느냐 아름다운 종소리 들려주려고 한평생 뜨겁게 살아온 몸이니라 너희들이 지은 죄를 내게 덮씌운다고 마음이라도 한결 가벼워지더냐 엎질러진 물은 말라 버려도 그 뒷자국은 남느니라 건드리지 말거라 인사불성이 되는 건 너희들뿐이니라 ※ 미치광.. 더보기 이전 1 ··· 22 23 24 25 26 27 28 ··· 3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