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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구조조정 꽃을 위한 디카시집 [꽃으로 보는 세상] 구조조정 겨우내 조류독감 구제역 전국을 휩쓸었고 대통령 탄핵정국과 사드 배치의 중국 보복조치로 얼어붙은 사회 경제 언제 풀릴지 모르니, 회사를 살리려면 봄빛 물오르기 전에 미리 가지치기해야 한다고 몸통만 남기고 팔다리 싹둑싹둑 잘라놓았다 더보기
돌도 녹이 슨다 꽃을 위한 디카시집 [꽃으로 보는 세상] 돌도 녹이 슨다 쇠붙이만 녹이 스는 게 아니다 고여 있는 물의 세상에선 돌이나 사람이나 삼라만상 모두 다 녹이 슨다 더보기
천진무구 꽃을 위한 디카시집 [꽃으로 보는 세상] 천진무구 갈수록 메말라가는 지금 세상에도 있었네 푸른 산 촉촉이 적셔줄 새순 한 닢 틔울 생각보다 더 급한 게 뭔지, 널따란 두 귀 활짝 펼치고 기다란 코 뻗어 올리며 무작정 춤부터 추고 보는 아기 코끼리 더보기
쥐방울덩굴 [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6) [그냥 꽃이면 된다] 쥐방울덩굴 다들 예쁘다고 말하는 화단이나 온실에서 곱게 자라는 얼굴 몸매 크고 화려하게 옷 치장한 꽃보다는 세찬 비바람을 맞고도 꼿꼿이 서는 작은 들꽃 맨얼굴이 더 아름답다 오래도록 마른장마 계속되고 폭염과 열대야 길어져 여름가뭄 끝이 없는 요 몇 년 사이 원예화초는 쉽게 말라 시들어도 이쯤이야 끄떡없다는 들꽃, 참 아름답다 못해 예쁘기까지 하다 저 쥐방울덩굴, 좀 더 높은 곳을 향하여 조금이라도 기댈 곳 있으면 악착같이 휘감고 오르는 삶이어도 칡이나 藤처럼 담쟁이처럼 가시박처럼 어느 누구를 피 말리지 않는, 덩굴로 살아도 이래야 한다는 숭고함마저 가르쳐주는 그가 꽃이 귀를 닮은 게 탓이었는지 그래서 세상일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죄다 담아 .. 더보기
열반(涅槃) 꽃을 위한 디카시집 [꽃으로 보는 세상] 열반(涅槃) 푸른 이끼 수의(壽衣)를 입고 청산에 누워 자신을 다 내어주는, 내 꿈 너머의 저 빛나는 고요 더보기
정지된 만삭 꽃을 위한 디카시집 [꽃으로 보는 세상] 정지된 만삭 여직 만삭의 몸, 출산일 언제인가요? 육아비 교육비 걱정되어 멈췄나요? 그래도 출산은 기쁜 축복, 어서 낳아야지요 방긋방긋 옹알이하는 아가 얼굴 하루빨리 보고 싶어요 더보기
명암(明暗) 꽃을 위한 디카시집 [꽃으로 보는 세상] 명암(明暗) 외출 못하는 겨울에 갇혀 돋보기안경으로 밤낮없이 컴퓨터 앞에 앉았더니 눈이 침침하다 날마다 가로등 불빛 흐릿한 눈동자 유리창에 진눈깨비 흩날린다 더보기
어떤 뿌리 꽃을 위한 디카시집 [꽃으로 보는 세상] 어떤 뿌리 비탈에 설수록 뿌리는 더 굵어진다 황사바람 흙먼지 뒤집어쓰고도 푸르게 잎 틔워 올린다 아름드리나무는 대개 비탈에 서 있다 나를 다시 돌아보게 한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