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썸네일형 리스트형 별꽃 [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2) [빈 산 빈 들에 꽃이 핀다] 별 꽃 이제는 더럽혀질 일 없겠지요 쳐다볼 일도 없겠지요 너무 하늘 쳐다보고 별을 쳐다보아서 하늘이 별이 더럽혀질까 걱정하더니 하늘에 올라 별이 된 지금 어떻는가요? 술 취한 세상 땅만 보고 걷는 길 흔들리는 발걸음 멈추고 서서 고갤 들어 봅니다 이제서야 하늘 쳐다봅니다 별을 쳐다봅니다 그러나 커다란 하늘엔 있어야 할 별이 보이지 않고 땅의 한 구석 진창 굴헝에서 하얗게 꽃이 피고 있습니다. 내게 미소를 보내고 있습니다. 쳐다볼 때마다 왜 자꾸 별이 땅으로 내려와 꽃으로 피어나는가요? 2002년 5월 1일 지금은 하늘에 올라 별이 된 스승 東老 李聖善 선생님의 逝去 1週忌를 맞아 선생님의 詩 에 기대어 화답하며 추모합니다. ※ 별꽃.. 더보기 분홍할미꽃 한국의 야생화 시집 (2) [빈 산 빈 들에 꽃이 핀다] 분홍할미꽃 누가 뭐라 해도 어여쁜 새색시 살풋 고개 숙인 아미 대낮에도 초생달 걸리고 귀밑으로 유연히 흘러내리는 목선 솜털이 잔잔하다 불그스레 물이 드는 뺨 위로 노랗게 번지는 미소 보조개 우물 속으로 묻히는 살결이 보드랍다 오늘 되바라진 세상에서도 오로지 다소곳한 기품 한결같다 부르는 손짓 정이 흘러도 높은 곳에 있어 마음 다칠까 다가가지도 못하고 바라보는 것조차 안쓰러운 살아 있는 조선의 여인이여 생각만 해도 뭉클 가슴 콩닥콩닥 방망이질 치고 눈동자 부풀어 오르는 늙지도 않는 내 안의 사랑 오늘도 그대가 그립다 ※ 분홍할미꽃 :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유독성 식물이다. 우리나라 중부와 북부의 백두대간을 비롯한 깊은 산 높은 곳 양지 초원.. 더보기 미선나무 [잎] [꽃] [분홍미선(꽃)] [상아미선(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2) [빈 산 빈 들에 꽃이 핀다] 미선나무 지상에서 유일하게 아름다운 최상의 선녀라는 말에 이끌리어 사진을 보며 얼굴 언제 볼 수 있을까 손꼽아 기다린 부푼 기대, 품안에 화안히 안기어 오는 눈부신 달이었으면 했는데 쿵, 가슴 무너져 내리는 개나리꽃보다도 작은 난장이나라의 꼬리부채였다니 너는 여기에서 곱기는 하여도 내 짝은 아닌 것, 세상에는 아주 가까이 다가서야 예쁜 꽃이 있는 반면 멀리서 바라보아야 아름다운 별이 있고, 오로지 저만치에서 제 몸 태우며 있어야 빛이 나는 촛불도 있는 법, 욕심이었어 나만의 향기로운 꽃이 되어 주기를 바라다니 어둠을 밝히는 등불은 아니어도 콩알보다도 작은 몸뚱이로 사는 생명들 시린 가슴마다.. 더보기 바랭이 [새싹] [꽃이삭] [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2) [빈 산 빈 들에 꽃이 핀다] 바랭이 알고 보면 예쁜 얼굴, 밭머리 논둑 길가 놔두고 밭 한 가운데에서 어찌 잡초로 뽑히는가 때와 장소를 따라 분수대로 살면 예쁘게 꽃 피울 수 있는 것을, 어느 누구를 위한 곡식이 되고 싶었던 것일까 마지못해 사는 사람이 많은 세상, 물결을 거슬러 오르고 싶은 사람 얼마나 있을까 어지러운 세월 올바른 역사를 위해 변혁을 꿈꾸던 난신적자로 사라진 이들, 밭 속에서 잡초가 된 바랭이였을까 한 평생을 아무것도 이룬 것 없이 뒤늦게 농부로 밭에 서서 바랭이를 보고 있다 ※ 바랭이 : 벼과의 한해살이풀로 우리나라 각처의 길가, 저지대, 황무지, 논두렁, 밭두렁 등에 자생한다. 잡초로 취급받는 풀로 줄기는 밑에서 갈라져.. 더보기 범부채 [새싹] [꽃봉오리] [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2) [빈 산 빈 들에 꽃이 핀다] 범부채 겨우 이슬로 꽃을 피우는 그 얇고 가는 부챗살로 어찌 시원하게 바람을 일으킬 수 있겠느냐 혼자서만 아프게 아프게 팔 휘저으면 세상이 너무 달아올라 한여름 뙤약볕 뜨거워진 지구를 식힐 수 있는 바람 부를 수 있겠느냐 개발과 오염으로 파헤쳐지고 죽어가는 모든 곳이 쓰레기장 부패와 비리와 폭력과 무질서 마약과 범죄와 도박과 음란으로 얼룩진 열기 가득한 도가니 속 썩어나는 것뿐인 세상을 한 번에 날릴 수 있는 바람 보고 싶구나 더는 앉아서 못 보겠구나 네게로 가서 부채질에 힘을 더하면 선풍기로도 에어컨으로도 안 되는 달구어진 땅 식혀 줄 한 점 자연의 바람 일지 않겠느냐 범부채로 일으키는 작은 몸짓이어도 북극의.. 더보기 무화과나무 한국의 야생화 시집 (2) [빈 산 빈 들에 꽃이 핀다] 무화과나무 산다는 건 홀로 드라마 제 멋에 취해 사는 거야 꽃이 있느니 없느니 말들 말게 무엇으로 열매를 키울 수 있었겠나 삿갓보다도 더 넓은 잎으로 온 세상을 가릴 수 있다 해도 넘쳐나는 게 사랑이야 강한 햇살에 눈물 고일까 봐 쏟아지는 빗줄기에 마음 다칠까 봐 안으로 안으로만 꼬옥 꼭 감추고 있었을 뿐, 쌓이는 그리움 터져 넘치면 그게 꽃이 되는 거야 이것저것 눈치 볼 것 없다네 길지 않은 봄여름을 꽃으로 사는 일생 이 땅에 뿌리박으며 살려고 물 건너와 힘들게 피우는 꽃이야 오로지 감추는 것만이 미덕은 아닌 것 당당하게 꽃 피우고 열매 키우며 그렇게 더불어 사는 거야 오늘도 무화과나무는 말이 없다 ※ 무화과나무 : 뽕나무과의 낙엽성 활엽 관목 .. 더보기 매발톱 [새싹] [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2) [빈 산 빈 들에 꽃이 핀다] 매발톱 무얼 잡으려고 허공을 움켜쥔 채 내려놓을 줄 모르느냐 그렇게 손톱 발톱을 치켜세운다고 잡혀지는 허공이더냐 누구보다도 어여쁜 미모와 찰진 꿀을 지녔으면서도 무엇이 모자라서 베풀 줄 모르느냐 毒을 藥으로 어우르며 살아야 행복한 삶이거늘 발톱 속에 감춘 꿀 벌 나비에게마저도 내어주기 싫었더냐 움켜쥘수록 물살같이 빠져나가는 바람을 보면서도 그래야 된다는 운명이라더냐 가진 것 없어도 함께 베풀며 사는 생명이 많아야 아름다운 세상 되듯이 조금만 마음을 열어다오 네가 이 땅에 뿌리 내린 기쁨이 있듯이 너도 너대로 해야 할 몫이 있어 부러울 것 없는 몸으로 꽃 피우지 않았느냐 ※ 매발톱 :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유독성식물.. 더보기 타래난초 한국의 야생화 시집 (2) [빈 산 빈 들에 꽃이 핀다] 타래난초 어여쁜 꽃을 달고서도 무슨 심사가 뒤틀려 온몸이 꼬였느냐고 수군덕거리지들 말거라 지구가 자전 공전을 하며 허공을 맴도는 이 땅에 뿌리 내린 몸이니라 몇몇 치매에 걸린 사람들이 흔들어 대는 광란의 몸짓 그 현란한 춤사위에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데 보잘것없는 몸뚱이 하나로 버티는 삶이 어찌 꼬이지 않을 수 있겠느냐 지금은 세월이 어지러운 땅이니라 삐딱하게 기울어진 지구 축이 바로 서는 날 배배 비틀린 이 몸도 말끔하게 풀릴 것이니라 그래도 몸은 꼬였을망정 뿌리까지는 뒤틀리지 않았느니라 ※ 타래난초 :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각처 산과 들의 풀밭 또는 잔디밭과 무덤가나 논둑 근처에 자생한다. 방추형의 여러 개 뿌리가 있고, 잎은 밑동에서.. 더보기 이전 1 ··· 21 22 23 24 25 26 27 ··· 3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