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썸네일형 리스트형 왕원추리 [새싹] [잎] [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3) [눈에 들어와 박히면 그게 다 꽃인 것을] 왕원추리 어두운 장마철 붉은 등불 켜고 세상을 밝히는 왕원추리 나팔 불며 바람개비 돌리다가 밤에는 쥐불놀이도 하면서 흐렸다 개었다 하늘 가지고 논다 무심한 얼굴로 바라보지 말라며 흐린 마음 접었다 폈다 하면서 가슴 속으로 커다란 햇덩이 하나 밀어 넣고 간다 허공으로 번지는 파문 일렁이는 눈길 비 내리고 바람 부는 들판 한가운데 서서 잠시 고통을 잊는다 ※ 왕원추리 :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의 산과 들에 자생한다. 방추형의 덩이뿌리는 사방으로 퍼지고, 잎은 뿌리에서 2줄로 마주나오는데 칼 모양의 선형으로 둥글게 휘어진다. 7~8월에 잎 사이에서 꽃줄기가 나와 곧게 서며 꽃이 피.. 더보기 환삼덩굴 [새싹] [암꽃] [수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3) [눈에 들어와 박히면 그게 다 꽃인 것을] 환삼덩굴 답답했니? 나무야 미안해 너를 타고 오른 건 가까이서 하늘 보려고 했을 뿐인데, 조그만 욕심이 네게 몹쓸 짓 했구나 이젠 땅으로 기어야겠구나 그냥 뻗어나가는 거야 꼿꼿하게 허리 한 번 세우지 못하고 크고 예쁜 꽃 피우지도 못하면서 일년을 못 사는 삶 줄기나 길게 늘이면서 푸른 잎 손바닥처럼 넓게 들판을 덮는 거야 길가면 어떻고 빈집 주변이면 어때 손길 발길 닿는 대로 풀포기 하나 나지 않는 메마른 땅일지라도 온통 푸르게 덮어 버리는 거야 사랑이란 건 처음부터 바라지도 않았어 행복이란 것 애면글면할 것 없지 손바닥 뒤집는다고 세상 달라질까 윤회의 틀에 갇힌 몸 무슨 영화 바라겠다고 욕심 부리겠.. 더보기 오랑캐장구채 [새싹] [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3) [눈에 들어와 박히면 그게 다 꽃인 것을] 오랑캐장구채 오랑캐도 장구를 치더냐 북치는 사람 보았어도 장구는 보지 못했는데, 백의민족 우리만이 치는 장구를 오랑캐도 친다더냐 중화사상의 눈으로 보면 동이족인 우리도 오랑캐 취급을 받았지, 받고 있지 인공위성 우주탐사선 하늘을 헤엄치는 시대 열렸어도 오랑캐 서러움 여전히 받고 있지 이 세상 어디에 오랑캐가 있더냐 말없이 예쁜 꽃 피워내는 가녀린 풀에게조차 몹쓸 이름 붙여 부르는 고약한 사람들이 오히려 잘 사는 세상 속절없이 세월만 강물로 흐르고 있지 장구채야 속으로 타는 시름 불그레죽죽 꽃으로만 피우지 말고 신명난 춤판 푸른 하늘 휘저어 보자꾸나 ※ 오랑캐장구채 : 석죽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중부지방과 .. 더보기 秋路行 꽃을 위한 한시집 [나를 부르는 이름, 그대는 꽃이어라]秋路行病軀秋路行止步後顧回自然本無空我處何事來終日風乾散始夜雨坤裁昨夕彼葉落今朝此花開命含長短音誰又生滅煤世物演天主吾等劇優來병든 몸으로가을길을 걷다가,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본다.자연은 본디 아무것도 없이 空하기만 한데,나는 무슨 일로 여기까지 왔는가.왼 종일 바람이하늘을 흩어놓더니,밤이 되자비가 땅을 마름질한다.엊저녁에는저기에 나뭇잎이 떨어지더니,오늘 아침엔여기에 꽃이 핀다.생명이란 길고 짧음이 있기 마련인데,누가 또 죽고 사는 아픔으로마음 그을리는가.우리 모두는하늘에 있는 그분의연출에 따라 울고 웃는,이 세상의 연극배우인 것을. 더보기 흰노랑민들레 [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3) [눈에 들어와 박히면 그게 다 꽃인 것을] 흰노랑민들레 하얗게 살고도 싶었어 노란 햇덩이 화안히 우주를 밝히고도 싶었어 이쪽 아니면 저쪽 편 가르며 흑백논리로 치닫는 세상이 싫었어 세상일은 꼭 이분법칙으로만 되는 건 아니지 자연에선 더 그렇지 흰색도 노란색도 함께 아우르고 싶었어 그대 마음에도 들고 싶었어 고요한 풀밭 서로 어깨 기대며 웃음 나누길 바랬어 회색분자라고 손가락질해도 그대만은 믿어주길 바랬어 그렇게 가장 먼저 떠날 줄은 몰랐어 홀로 남은 지금 길고 가는 외다리 버티고 서 있을 힘조차 없어 이제 산으로 들어야겠어 사람의 발자국 소리 들리지 않는 숲의 품에 안겨 이슬 묻은 별빛 바라보며 내 안의 큰 귀 활짝 열고 하늘소리만 들어야겠어 ※ 흰노랑민들레 :.. 더보기 명아주 [새싹] [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3) [눈에 들어와 박히면 그게 다 꽃인 것을] 명아주 볼품없는 꽃 이름값 못한다구요? 그런 말씀 말아요 아름다운 꽃이어야 좋은 이름 가질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알록달록 예쁜 잎 있잖아요 이파리 쌈을 싸면 입 안에서 여울지는 향내 향그런 나물이잖아요 일생을 살면서 한 가지 복만으로도 벅찬 삶 어여쁜 이름 향내 나는 잎사귀 지녔으면 되잖아요 무얼 더 바라나요 꽃까지 호사스런 복을 누리겠다는 건 지나친 욕심이지요 애면글면할 것 없어요 이만하면 이름값 충분하잖아요 많은 걸 바라지 말아요 있으면 있는 것만큼 없으면 없는 대로 쓸모 있어 이 세상에 나온 것일 터 분수대로 살아야지요 ※ 명아주 : 명아주과의 한해살이풀로「능쟁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 각처의 밭이나 빈.. 더보기 돌나물 [새싹] [잎] [꽃] 한국의 야생화 시집 (3) [눈에 들어와 박히면 그게 다 꽃인 것을] 돌나물 돌나물이라니, 사람이 언제 돌을 먹더냐 땅으로 기는 세상살이 비바람 몰아치는 어두운 골목 쳐다 볼수록 무거운 하늘 마음 어지러울 때마다 말없이 가슴 안으로 들어와 화안히 헹구어 비추는 노란 별무리 차거운 마음자리 보듬으며 둥그런 달로 뜨는 그 눈빛 땅 위에 뿌리 내리는 아름다운 생명 언제 돌 속에 뿌리박은 적 있다고 돌나물이라 부르느냐 ※ 돌나물 : 돌나물(꿩의비름)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각처의 들이나 산기슭과 길가의 초원 또는 집 근처의 돌담 밑이나 냇가의 습기 있는 바위표면과 밭둑의 축축한 곳에 흔하게 자생하는데 특히 돌틈에서 잘 자란다. 줄기는 땅 위로 뻗어가는데 밑 부분에서 가지가 많이 갈라지.. 더보기 미나리아재비 [새싹] [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3) [눈에 들어와 박히면 그게 다 꽃인 것을] 미나리아재비 미나리를 닮고 싶었으면 하얀 마음으로 毒이나 품지 말지 눈부시게 쏟아지는 햇살도 감당키 힘든데, 진노랑 온 세상 물들여 야들야들 미롱지 같은 가슴 울렁울렁 유혹해 놓고는 다가오지 말라니, 어쩌라고 날더러 어쩌라고 ※ 미나리아재비 :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유독성 식물이다. 우리나라 각처의 들에서부터 비교적 높은 산의 기슭 양지바른 곳에 자생한다. 전체에 흰 털이 나고, 줄기는 곧게 선다. 뿌리에서 나오는 잎은 모여나는데 잎자루가 길고, 3~5갈래로 갈라지며, 갈래는 다시 2~3갈래로 다시 얕게 갈라지며, 가장자리에 불규칙하고 둔한 톱니가 있다. 줄기에서 나오는 잎은 어긋나는데 선형으로 잎자루.. 더보기 이전 1 ··· 18 19 20 21 22 23 24 ··· 31 다음